바울을 찾아나선 바나바

바울을 찾아나선 바나바

[ 연재 ] 사도바울행전II. 다메섹에서 안디옥으로(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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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28일(화) 19:51

"그 중에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이르러 헬라인에게도 말하여 주 예수를 전파하니, 주의 손이 그들과 함께 하시매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 주께 돌아오더라"(행 11:19~20).

지금까지 율법을 존중하는 유대인에게만 전해지던 그리스도의 복음이, 널리 이방인에게도 전해지게 되었다. 학술적으로 말한다면 기독교는 민족 종교에서 세계 종교로 뛰어 오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유대인 중심인 예루살렘 교회에서 볼 때에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율법에 따라서 할례를 받지 않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들은 이와 같은 사태에 불안과 걱정을 느껴 구브로 섬 출신인 레위인 바나바를 안디옥 교회에 파견하여 상황을 조사하게 하였다(행 11:22). 그는 예루살렘 교회 안에서 헬라어를 말하는 디아스포라 신도들과 대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안디옥에 온 바나바는 이방인의 교회에서 역사하시는 성령의 은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가 이르러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기뻐하여 모든 사람에게 굳건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머물러 있으라 권하니"(행 11:23).
바나바는 주 예수께서 승천하실 때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말씀을 생각해 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바나바는 안디옥 교회에서 목회하기 위해서는 율법에 능통한 협력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그 적임자는 바리새인 출신으로서, 바로 다메섹 도상에서 주 예수를 만나 회심한 바울 이상일 사람이 없었다.

주후 42년 봄, 바나바는 바울을 만나기 위해 다소로 갔다. 안디옥에서 다소까지는 2백26km의 거리이다. 만일 걸어서 갔다면 근 열흘 길이다. 바나바는 바울을 끌어안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형제 사울이여, 주께서 지금 그대를 불러 쓰시려고 합니다. 주께서 임하시어 그대를 부르고 계십니다. 나와 함께 안디옥에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바나바와 바울은 함께 옥상에 앉아 지금까지 겪은 경험을 말하였다. 바나바는 바울이 그 동안에 원숙해지고 신중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바울은 기독교가 이방인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였다.

바나바는 이름의 뜻 그대로 '위로의 아들'(행 4:39)이었다. 착하고 성령이 충만한 그는 바울이 회심하고 처음으로 예루살렘에 갔을 때에 베드로와 사도들을 대면하게 주선하였었다. 그리고 이제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동역자로 바울을 찾아온 것이다.

"바나바가 사울을 찾으러 다소에 가서,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일 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행 11:25~26).

마침내 바울이 활동할 때가 찾아왔다. 그는 자기가 평생 동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때가 찾아온 것이다. 자기의 평생의 사명을 찾게 될 때까지 사람들은 잠시 어둠 속을 헤매게 마련이다.

앗시시의 프란체스코도 한때 어둠 속을 헤매었었다. 인간은 자기 혼자 힘으로 생애의 사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요 15:16)

김희보 / 목사ㆍ서울장신 명예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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