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주님의 말씀 꽃처럼 피어나길'

'이 땅에 주님의 말씀 꽃처럼 피어나길'

[ 연재 ] 젊은 여성 지도력 일본 역사 탐방기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7월 22일(목) 10:27
권복주/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ㆍ신촌교회 장로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교회여성연합회 주관으로 실시된 '2010 젊은 여성 지도력 일본 역사 탐방'팀에 선교부장 김순미장로와 함께 본교단 대표로 참가했다.

타 교단 회원들과 함께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한 후 고쿠라로 이동 중 역사 탐방의 첫 번째 현장인 오다야마 묘지를 찾았다. 하늘도 구슬픈 듯 부슬부슬 비가 내려 마음도 착잡한 가운데 위령비에 헌화하고 기도하는 순서를 가졌다.

   
▲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교회여성연합회 주관으로 실시된 '2010 젊은 여성 지도력 일본 역사 탐방'에 선교부장 김순미장로와 본교단 대표로 참가해 일본 기독교 순교지를 돌아보며 일본 선교에 대한 비전을 새롭게 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제 징용자들과 순교자들의 유골이 안치돼 있는 영생원을 찾아 방명록을 기록하는 권복주회장.
현지 일본인 목사님의 설명에 의하면 이 묘역은 일제 징용으로 강제 연행되어 제철소나 탄광에서 노역하던 조선인들이 1945년 해방이 되자 그해 9월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항해 중 마꾸라자끼 태풍을 만나 조난당한 자들의 시신이 이 묘지로부터 20분 거리의 해변가에 떠밀려온 것을 발견하고 조선인이 일주일 동안이나 리어카에 시체를 싣고 와서 이곳 오다야마에 묻었다고 한다. 현해탄을 건너지 못한 애달픈 시신들 1백20여구가 이곳에 잠들어 있는데 1974년에야 비로소 조선인들이 시(市)와 협상해 묘지를 조성하고 한켠에는 무궁화도 심고 비석도 세웠다고 한다.

다음은 기타기뉴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영생원 납골당'을 방문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강제 징용자들과 고쿠라교회 교인들의 유골 87구가 안치되어있어 조선인의 서러운 역사를 묵묵히 대변해주고 있었다. 나라 잃은 슬픔이 얼마나 비참한가를 느끼며 가는 곳마다 마음이 아팠다.

저녁 때는 3년 전 신축한 고쿠라교회를 방문했다. '한국 여장로회 연합회'에서 고쿠라교회 역사 자료관 건립을 위해 모금해 고쿠라교회에 보낸 적이 있었는데 1층 입구에 權福周(권복주)란 이름이 맨 앞에 기록돼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헌금은 하늘나라에 보물을 쌓는 것이요 하늘나라에 녹명된다고 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이름이 일본 고쿠라교회에 기록된 것을 보고 주님의 말씀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고쿠라교회에서 정성껏 마련한 저녁식사를 마친 후 2층 예배실에서 낮에 오다야마묘지 설명을 하셨던 가마모또 요시야게목사님의 특강을 들었다. 일본은 천황제와 신사참배 등으로 기독교가 전파되기 어렵고 수만 개의 우상들을 섬겨서 복음의 씨앗이 뿌리내리기 힘들다고 한다. 우리는 마음 놓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할 수 있으니 정말 축복받은 민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은 타가와서 석탄박물관과 당시 광부들이 살던 집을 견학했다. 일제시대 징용으로 끌려와 지하 탄광지 깊숙한 곳에서 강제 노역하다 목숨을 잃은 조선인들의 위령비가 인적이 드문 뒷동산에 세워져 있어서 찾아가 헌화하고 기도할 때 그 분들의 고달팠던 삶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우리 선조들의 아픔과 고통을 다시 한번 회상하면서 우리 한국의 번영된 오늘의 현실을 감사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금 묵상하게 됐다.

한일협정 시 일본은 한국정부에 배상금을 지불했다고 주장하나 묵살된 인권의 보상과 저축증권 등은 개인들에게 배당함이 타당한 것으로 사료된다. 이제라도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과 그의 후손들에게 마땅히 보상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다음 일정으로는 외국인 선교사와 일본신자들이 순교당한 '26성인 기념관'과 '오카마사하루 평화기념관'을 방문했다. 평화기념관은 한 양심있는 일본인이 대동아 전쟁 때의 역사 자료를 모아 전시한 곳으로 유관순 열사와 어린 학도병들의 빛바랜 사진이 눈에 띄었다. 특히 속아서 끌려온 어린 나이의 정신대 여성들의 사진은 같은 여성으로서 분노를 느끼게 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한 일제의 만행은 반드시 규탄되어야 하며 사과 뿐 아니라 그 보상을 받아야 마땅함에도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채 정신대에 끌려갔다온 여성들을 계속 울리고 있는 실정이 안타까울 뿐이다. 독일의 히틀러의 지휘 아래 아이히만이 유태인 6백만명을 학살했던 유태민족 수난사를 수집 보관해 놓은 이스라엘이 역사박물관의 벽에 새겨진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는 문구가 문득 떠올랐다.

셋째날은 나가사키 시내 평화공원으로 나갔다. 공원에는 세계 각국에서 보낸 평화를 염원하는 조각품들이 있었고 원폭이 투하된 지점 광장에는 한 여인이 아기를 안고 있는 조각상이 크게 세워져 있었는데 그 위에 '1945. 8. 9. 11:02' 라는 원폭이 투하된 날짜와 시간을 새겨놓아 그 날의 처참한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스스로 자초한 일제 만행의 종지부를 찍어놓았던 원폭의 위력을 다시금 느꼈다.

교회여성연합회에서 보낸 조선인 원폭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비가 공원 밖에 세워져 있었는데 이곳에서도 헌화하고 통성으로 기도했다. 그 당시 원폭에 노출되어 아직도 신음하는 환우들과 기형적인 후손들이 경남 합천에 모여 어렵게 살아가는데 우리 교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염원한다.

'제11회 한재일 선교협의회'를 위해 신칸센을 타고 고베에 도착하니 '재일대한기독교회 전국교회여성연합회' 회원들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 줬다.

예배 후 여러 가지를 협의하던 중 재일교포 2, 3세들은 일본에 동화돼 모국어도 잘 모르고 한국의 역사를 모른 채 살기 때문에 내년에는 한국에 교환 방문할 것을 논의했다. 또한 재일교포 여성들은 재일전국교회여성연합회 회원들의 지도력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공유하기를 원하였으며 평화에 대한 갈구와 열망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치욕적인 강제 한일 병합 1백년에 대한 역사적 고찰로 양미강목사의 특강도 들었다. 아직도 인종차별이 심한 곳에서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재일교포 교회에 주 안에서 더 많은 기도와 관심과 따뜻한 형제자매의 사랑을 나눠야 할 것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