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사울아, 다시 보라"

"형제 사울아, 다시 보라"

[ 연재 ] 사도바울행전(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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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6월 15일(화) 17:41
   
▲ 바울의 소명(미켈란젤로, 바티칸 파올리나 성당).

영혼의 구원 사역은 본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제삼자를 통해서 행해진다. 청년 바울에게 가기를 꺼리는 아나니아에게 주께서 강하게 명하셨다.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고난을 받아야 할 것을 내가 그에게 보이리라"(행 9:15~16).

다메섹의 아나니아는 비록 주께서 청년 바울에 관하여 "그가 기도하는 중이니라"고 보증하셨으나 두려운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주께서 아나니아에게 청년 바울에게 가라고 거듭 촉구하셨다. "그가 아나니아라 하는 사람이 들어와서 자기에게 안수하여 다시 보게 하는 것을 환상 중에 보았느니라"(행 9:12).

다메섹의 '직가(直街)' 곧 '곧은 길'이라는 거리는 시가를 가로질러 있었고, 그 양쪽으로 행인을 위한 인도가 나 있었다. 20세기에 들어 발굴한 결과 너비 20m의 포장 도로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길거리를 따라 고대의 고린도식 기둥이 줄지어 서 있었고, 가게가 잇따라 있었다. "곧은 길"의 끝, 곧 도시 동쪽 끝에는 '동문(東門)'이 남아 있다. 이 문은 고대 다메섹을 에운 일곱 문 가운데 하나이다.

동문은 세 개의 아치로 이루어졌다. 가운데의 아치는 높이 11.5m에 너비 6m이고, 양쪽의 작은 아치는 중앙 아치의 반 가량인 크기이다. 유다의 집터에는 그 표지로 작은 이슬람 사원이 있다.

아나니아는 직가 유다의 집에 누워 있는 청년 바울을 찾아갔다. 그는 청년 바울에게 안수하며, "형제 사울아, 주 곧 네가 오는 길에서 나타나셨던 예수께서 나를 보내어 너로 다시 보게 하시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신다"(행 9:17)고 말하였다.

아나니아는 청년 바울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며, "형제 사울아, 다시 보라"하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명하였다. 청년 바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어졌다. 그는 즉시 아나니아를 쳐다보았다.  아나니아는 청년 바울에게 말하였다. "우리 조상들의 하나님이 너를 택하여 너로 하여금 자기 뜻을 알게 하시며 그 의인을 보게 하시고 그 입에서 나오는 음성을 듣게 하셨으니, 네가 그를 위하여 모든 사람 앞에서 네가 보고 들은 것에 증인이 되리라. 이제는 왜 주저하느냐. 그의 이름을 불러 세례를 받고 너의 죄를 씻으라."

청년 바울은 아나니아에게서 세례를 받으며 '이방인의 사도'로서의 소명 의식을 분명하게 느꼈다. 그는 훗날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그의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 그의 아들을 이방에 전하기 위하여, 그를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을 때에 내가 곧 혈육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또 나보다 먼저 사도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갈 1:15~17).

다메섹 동문 북서쪽에 자리잡은 기독교인 구역에 아나니아가 살던 집 터에 지은 기념 성당이 있다. 좁고 가파른 돌층계를 내려가야 들어갈 수 있는 지하 예배당이다. 정면 강대 위에는 아나니아의 기도로 바울이 눈을 뜨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있고, 좌우에도 바울과 관련이 있는 그림이 걸려 있다.

김희보 / 목사ㆍ서울장신 명예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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