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 예수를 핍박한 자

나사렛 예수를 핍박한 자

[ 연재 ] 사도바울행전I. 그리스도를 만나기 이전(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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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27일(화) 19:10
   
▲ 스데반과 사울(왼쪽)('바실리우스 2세의 순교 성자 달력'의 그림, 11세기).

나사렛 예수와 그 추종자들을 이단으로 보는 한, 청년 바울의 행동은 성서적으로 정당하였다.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바알브올에게 가담했을 때 하나님은 모세에게 그들을 죽이라고 명령하셨다. 그리고 비느하스 한 명의 의로운 행위 때문에 하나님은 이스라엘에 대한 노여움을 거두셨다(민 25:1~15).

청년 바울은 이스라엘의 광야에서의 정황과 자기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형편이 너무나 비슷하다고 생각하였다.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려 하는 정황과 메시아 왕국이 눈 앞에 다가온 형편은 같은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축복에 참여할 날을 늦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면에서 배교와 이단에 대한 규탄도 같은 성격의 것이다.

청년 바울은 나사렛 예수의 추종자들과 맞서며, 2백년 전 마카베오 전쟁 때 마타디아와 하시딤파의 이교에 대한 투쟁을 생각하였다(마카베오상 2:23~28, 42~48).

청년 바울의 귓전에는 마카베오하 6장 13절 말씀이 울렸다. "악한 행동을 오랫동안 그냥 내버려 두시지 않고 즉시 징계하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지극히 인자하시다는 표지이다."

이와 같은 예는 구약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유대인은 오랜 세월 메시아를 기다리면서, 메시아가 임하시는 것을 더디게 하는 배교적인 행위는 서슴없이 제거하였다. 청년 바울이 볼 때 지금 메시아의 임하심을 방해하는 걸림돌은 스데반이다.

유대교의 선진들은 신앙의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지체하지 않고 제거하였다. 그리고 유대교는 국가의 역사 속에서 특히 중요한 시기에 행해진 숙청 작업을 후대에 이르러 크게 칭찬하여 왔다. 숙청해야 할 대상은 스데반이다.

청년 바울은 터럭만한 의심도 하지 않고 진지하게, 그가 이해하는 한에서는 나사렛 예수의 추종자, 특히 추종자 중 대표 인물격인 스데반을 숙정하는 것이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는 일이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옳은 일인가? 훗날 바울은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전에는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으나, 도리어 긍휼을 입은 것은 내가 믿지 아니할 때에 알지 못하고 행하였음이라"(딤전 1:13).

스데반과의 논쟁에서 청년 바울은 단지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께 저주를 받았음이니라"고 하며, 나사렛 예수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저주라고 하는 주장 이상의 말을 하지 못하였다. 이와는 달리 스데반의 주장은 이론이 정연하여 조금이라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러나 지극히 높으신 이는 손으로 지은 곳에 계시지 아니하나니 선지자가 말한 바, 주께서 이르시되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등상이니, 너희가 나를 위하여 무슨 집을 짓겠으며 나의 안식할 처소가 어디냐. 이 모든 것이 다 내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냐 함과 같으니라"(행 7:48~50).

"너희 조상들이 선지자들 중의 누구를 박해하지 않았느냐. 의인이 오시리라 예고한 자들을 그들이 죽였고, 이제 너희는 그 의인을 잡아 준 자요 살인한 자가 되나니, 너희는 천사가 전한 율법을 받고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함과 같으니라"(행 7:52~53).

이 때에 대제사장과 권력자에게 매수된 거짓 증인들이 나서서, "이 사람은 나사렛 예수의 말대로 성전을 털어 버려야 하고, 모세의 율법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말하였다"하고 증언하였다.

김희보/목사ㆍ서울장신 명예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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