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연분'

'천생연분'

[ 연재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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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23일(화) 17:27

한 부부가 이혼법정에 섰습니다. 판사는 그들의 결혼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러나 서로를 쳐다보는 남편과 아내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습니다. 판사가 물었습니다. "서로 사랑했기에 결혼한 것이 아닙니까?" 그러자 남편이 이제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아내와 전 사소한 일로도 자주 티격태격 싸웁니다. 아내도 많이 참았다지만 저 역시 많이 참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가망이 없습니다." 아내의 의견도 역시 같았습니다. 결국 이혼성립을 허락한 판사가 돌아서는 부부에게 소리쳤습니다. "정말 끝까지 참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러나 법정을 나선 부부는 끝내 다른 방향으로 헤어졌습니다.

얼마 뒤에 남자가 결혼상담소를 찾아갔습니다. 그 상담소는 가장 알맞은 배우자를 정확하게 소개해주는 것으로 널리 소문난 곳이었습니다. 남자는 자신의 성격을 비롯한 모든 환경을 설명해주고,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상을 꼼꼼하게 일러주었습니다. 상담소에서는 3만 명이 넘는 여자 중에서 그가 원하는 여성상에 꼭 맞는 4명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는 상담소에서 첫 번째 여인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었습니다. 그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사무실 문을 열었습니다. 상담소 직원의 얼굴과 한 여인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문소리에 놀란 여인이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 순간 남자는 너무나 놀라서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못했습니다. 그 여인은 바로 얼마 전에 이혼한 자기의 아내였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부의 만남을 우연으로 치부합니다. 부부는 우연히 만나 결혼하는 것이고, 자녀 역시 우연히 얻게 된 소산물 정도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이혼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헤어지면 그만!'이라는 생각 속에 너무도 무책임한 결단을 내립니다. 그러나 이것이 사탄의 역사임을 알아야 합니다. 부부의 만남은 우연이 아닙니다. 필연입니다. 모든 부부가 하나님의 중매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게 하시고 가정을 이루게 하시는 분은 인생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입니다. 그러므로 이 땅의 모든 부부는 지금의 결혼을 영속적인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무조건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개간하는 사랑'입니다. 굳은 땅을 갈아엎어서 농사짓기 좋은 땅으로 만들 듯이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고, 참아주고, 기다려주는 '개간하는 사랑'이 있어야 행복의 집은 완성됩니다. 흔히 사람들은 사랑해서 만나면 저절로 행복이 찾아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결혼에 대한 환상에 불과합니다. 행복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저절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배우자의 모든 허물을 덮고 사랑으로 개간하는 성스러운 역사 위에서만 행복이 창조되는 것입니다. 지금의 배우자가 천생연분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간하는 사랑'뿐입니다.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24)

김동문목사(전주완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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