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죄인

십자가의 죄인

[ 연재 ] 사도바울행전I. 그리스도를 만나기 이전(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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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23일(화) 17:19
   
▲ 예루살렘 시온산의 돌계단. 겟세마네 동산에 이른다.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유학하고 있던 주후 30년 어느 날, 나사렛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사건이 있었다. 그는 유월절에 즈음하여 소수의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입성했다가, 유대교 지도자들의 고발로 체포되었다.

주 예수는 처음에 유대교 대제사장 가야바의 법정에서 종교 재판을 받은 후, 유대 총독 본디오 빌라도(재위 주후 26~36)의 판결을 받고, 흉악한 죄수만 처형하는 형틀인 십자가에 못 박혔다.

형장인 예루살렘 교외 골고다에서 오전 9시에 못 박힌 예수는 오후 3시에 운명하였다. 형이 집행되는 여섯 시간 동안에 나사렛 예수는 일곱 마디 말씀을 하셨다.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눅 23:34).  "(달린 행악자 중 하나가)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눅 23:42~43).

"예수께서 자기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자가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자기 어머니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또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라"(요 19:26~27).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마 27:46).

"그 후에 예수께서 모든 일이 이미 이루어진 줄 아시고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하사 이르시되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요 19:28).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요 19:30).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불러 이르시되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고 이 말씀을 하신 후 숨지시니라"(눅 23:46).

바울은 여느 바리새인들과 마찬가지로 일찍부터 나사렛 예수에 관한 소식을 들었고, "나사렛 이단의 우두머리"(행 24:5)라고 비난하였다.

바울이 생전의 주 예수와 대면한 흔적은 찾을 길이 없다. 예수를 모세의 율법과 그 전통에 어긋나는 존재로 보며, 같은 바리새인으로서 예수를 두둔하는 니고데모를 향해 동료들과 함께 이렇게 비난했을 것이다.

"너도 갈릴리에서 왔느냐. 찾아 보라 갈릴리에서는 선지자가 나지 못하느니라"(요 7:52). 바울은 훗날 나사렛 예수에 대한 감정을 "나도 나사렛 예수의 이름을 대적하여 많은 일을 행하여야 될 줄 스스로 생각"했다(행 26:9)라고 고백하였다.

바울은 예수께서 전도하시던 기간에는 만나지 못하였으나, 골고다의 처형 현장에는 여느 바리새인들 속에서 예수를 만났을 가능성이 많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마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비방하는 무리 중에 끼었던 것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내가 전에는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으나… 내가 믿지 아니할 때에 알지 못하고 행하였음이라… 내가 죄인 중에 괴수니라"(딤전 1:13~15). 바울도 "그 피를 우리 자손들에게 돌릴지어다"(마 27:25)하고 외쳤을 것이다.

김희보/목사ㆍ서울장신 명예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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