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례의 선교자

할례의 선교자

[ 연재 ] 사도바울행전I. 그리스도를 만나기 이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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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09일(화) 17:33

당시 디아스포라의 유대교 회당에는 유대인 이외 이방인들도 많이 예배에 참석하였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들에 대하여 유대교 회당에서 요구한 것은 다음 네 가지였다. 즉, 오직 한 분이신 하나님을 믿고 경배하는 것, 안식일을 지키는 일, 식사 규정에 따르는 일, 그리고 율법이 명하는 도덕적 명령에 순종할 것.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들"에 대해서 '할례' 받는 의식까지는 요구하지 않았다. 할례를 받는 것은 "유대교도로 개종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 자기의 국적을 버리고 '유대인'이 되는 것을 말한다.

바울은 예루살렘에 와서 "율법의 엄한 교훈"을 받으며, 엄격한 바리새인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자기 신앙이 너무 느슨하다는 것을 느꼈던 듯하다. 다소에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들에 대해서 할례를 받으라고 권고하는 일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열성적인 바리새인들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참된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방인들도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바리새인들은 "교인 한 사람을 얻기 위하여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고"(마 23:15) 있었다. 열심으로는 바리새인인 바울은 유대교 회당에서 예배하는 이방인들은 마땅히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이제 바울은 바리새파 중에서 이방인에 대하여 할례를 강요하는 할례의 선교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훗날 그는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자기의 과거를 회고하였다.

"형제들아 내가 지금까지 할례를 전한다면 어찌하여 지금까지 박해를 받으리요, 그리하였으면 십자가의 걸림돌이 제거되었으리니, 너희를 어지럽게 하는 자들은 스스로 베어 버리기를 원하노라"(갈 5:11~12).

할례를 받아야만 의롭게 된다고 하는 할례의 선교자였던 바울은 회심한 이후 이방인의 사도가 되면서,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할례는 소용이 없다고 하는 신학을 주장하였다. "만일 내가 헐었던 것을 다시 세우면 내가 나를 범법한 자로 만드는 것이라. 내가 율법으로 말미암아 율법에 대하여 죽었나니 이는 하나님에 대하여 살려 함이라"(갈 2:18~19).

젊은 바리새인 바울은 충실한 율법의 무리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따라서 그 무렵 갈릴리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나사렛 예수에 대해서는 말할 가치조차 없는 이단자로 생각하였을 것이다. 바울은 훗날 고린도 교회의 교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써보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제부터는 어떤 사람도 육신을 따라 알지 아니하노라. 비록 우리가 그리스도도 육신을 따라 알았으나 이제부터는 그같이 알지 아니하노라"(고전 5:16).

육신에 따라 나사렛 예수를 알게 될 때 예수는 인간 예수일 뿐 결코 "주는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라고 하는 신앙 고백이 있을 수 없게 된다. 바울은 이 사실을 사랑하는 디모데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전에는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으나 도리어 긍휼을 입은 것은 내가 믿지 아니할 때에 알지 못하고 행하였음이라"(딤전 1:13).

청년 바울은 주 예수와 그의 제자들에 대해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 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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