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문화와 선교"<下>

"대학문화와 선교"<下>

[ 연재 ] 기독교대학 교수 논문 현상 공모 우수논문 가작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10월 21일(수) 15:24

조 용 훈교수
한남대학교ㆍ기독교학과

21세기 대학생들은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환경의 변화 아래 있다. 세계관적 측면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고 있고, 학문방법론적 측면에서는 자연주의 영향 아래 있다. 그리고 대학생의 일상생활은 사이버문화와 소비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우리시대의 시대정신으로서 하나의 학술이론을 넘어 일상적 현실이 되었다. 지식의 전당이랄 수 있는 대학사회야말로 포스트모던적 세계관이 가장 빨리 수용되고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포스트모더니즘 사상가들에게 있어서 기독교란 여러 종교들 가운데 하나의 종교일 뿐이며, 기독교의 진리 역시 여러 진리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그 같은 상대주의적 세계관 속에서 대학생들은 무엇이 진리이며 거짓인지, 무엇이 참 종교이며 사이비종교인지, 무엇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지 분간하기 어려워 세계관적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이러한 대학사회의 세계관적 혼란을 극복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건전한 삶을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 기독교대학은 성서에 기초한 하나님 중심의 기독교 세계관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행스럽게 한남대학에서는 몇 해 전부터 '기독교 세계관'과목과 그에 따른 교재를 개발하여 강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오늘날 대학사회의 학문방법론은 자연주의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자연주의에서는 모든 형태의 초월적이고 신비적인 것들이 철저히 거부된다. 인간의 이성과 자연의 한계를 넘어선 어떤 존재도 인정되지 않는다. 인간이란 존재조차 물리적 세계의 한 부분이요 그 산물로 간주된다. 자연주의적 학문방법론에서 학자들은 이성으로 설명할 수 있고 인간의 감각기관으로 검증할 수 있는 것만 진리로 인정하려고 한다. 이성에 기초한 과학적 지식은 인간의 모든 신념과 도덕적 판단을 결정하며, 인간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 요소로 간주된다. 사실과 가치를 엄격히 구분하고, 종교를 주관적이라 판단하여 학문활동에 장애가 된다고 본다. 그 결과 기독교대학에서 조차 신앙과 학문은 철저하게 분리되고 대학사회는 점점 더 세속적이고 현세적으로 변한다. 이러한 학문의 세속화에 맞서 기독 교수들은 모든 유형의 학문활동의 세계관적 토대를 점검할 뿐만 아니라 '모든 진리가 하나님의 진리'라는 인식에 기초하여 신앙과 학문의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남대학의 기독교문화연구원에서는 '신앙과학문' 포럼을 주기적으로 열어 신앙과 학문의 통합에 관심하는 학자들 사이의 대화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은 우리사회를 정보사회로 변화시키고 있다. 정보사회의 발전 동력은 컴퓨터다. 오늘날 대학생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만드는 사이버문화 가운데 살아간다. 사이버문화의 긍정적 측면은 익명성, 개방성, 평등성이다. 한편, 사이버문화의 부정적인 측면은 익명성, 선정성, 중독성, 그리고 비현실성이다. 모든 문화가 그러하듯이 사이버문화 역시 도덕적 측면에서 볼 때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 문화에 대한 악마화나 우상화 대신 책임적 접근이 요청된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대학생들은 소비문화에 깊이 빠져가고 있어 인생의 가치나 종교적 물음에 무관심하다. 오늘의 대학생들은 1980년대 높은 경제성장의 시대에 출생하고 성장했으며, 1990년대 이후에는 소비의 주체로서 활동하고 있는 세대다. 캠퍼스 주변 상가의 호황은 대학생의 소비탐닉 현상을 잘 보여준다. 소비문화에서 대학생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자아를 형성하려 하는데, 문제는 상품이란 결국 기업의 마케팅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상품 소비에 기초한 대학생들의 자아정체성은 언제나 불안할 수밖에 없고 개성은 언제나 획일적일 수밖에 없다는 명백한 한계를 지닌다. 존재의 물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그 과정에서 신앙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