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회복을 위한 제언

공교육의 회복을 위한 제언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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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29일(수) 09:43
방선기/직장사역연구소 소장ㆍ기윤실 이사

평소에 사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사교육을 시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던 분이 있다. 자기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이 학생들이 사교육을 통해 선행수업을 받고 온 것을 전제로 가르치기 때문에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던 분이 사교육 문제의 해결은 공교육의 정상화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만일 학교에서 선생이 선행학습을 전제로 가르친다면 그냥 그대로 따라가지 말고 교과과정대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교사와 학교를 향해 마땅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가 학교의 교육을 정상화하도록 압력을 넣고 그렇지 못한다면 개별적으로라도 선생이나 학교를 향해 소리를 내자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정상적으로 교과과정을 가르쳐서 선행학습의 필요를 없애면 사교육의 문제를 좀 풀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듣고 금방 내 마음 속으로 그렇게 해서 학교가 바뀌겠느냐, 혹시 학교가 바뀐다고 해서 학부모들이 금방 사교육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입시사교육을 바로 세우자는 나 자신이 어느 새 패배주의에 물들었음을 깨달았다. 우리는 세상을 바로 잡으려는 시도에 대해서 너무 쉽게 반론을 제기하는 경향이 있다. 한 두 사람이 그런다고 대세가 바뀔 수 없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그런 자세로는 아무런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요즈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전과 달리 조금이라도 자기의 권리를 침해를 당하면 강력하게 항의를 한다. 촛불시위도 그런 예가 된다. 물론 때로는 그것이 지나쳐서 폭력으로 변해서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민주 사회에서 자신의 권리가 침해 당할 때 그것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오히려 그렇게 함으로 우리 사회를 바로 잡을 수도 있다.

그런데 자기의 권리를 조금만 침해 당해도 흥분하던 사람들이 희한하게도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하는 것에 대해서 아무도 흥분하지 않는다. 교사들 중에는 학부모에게 사교육을 받도록 권고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어떤 학교에서는 교감 선생님이 학부모들 전체에게 사교육을 권했다고도 한다. 이것은 정말 교육자로서는 해서는 안 될 무책임한 말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묵묵부답이다. 혹시 자기 아이가 선생에게 매를 맞기라도 하면 흥분하며 과도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학교에서 아이들 교육에 소홀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냥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사교육 시장으로 향한다.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처럼 공교육이 부실하게 된데는 학부모의 책임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해결책을 사교육에서 찾으려고 했던 학부모가 결국은 공교육의 부실에 일조한 셈이다.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이 사교육의 덫에 걸려버렸고, 원래 교육의 책임을 져야 할 공교육은 점점 더 빈사상태가 되어 버렸다.

우리의 교육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제 공교육을 바로 잡아야 한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교과부가 져야 하고 일선 학교에 있는 교육자들에게 달려 있다. 그렇지만 학부모들의 책임도 작지는 않다. 정부를 향해서 사교육비를 쓰지 않게 해달라고 외칠 필요가 없다. 그것보다 학교에서 선생들이 사교육을 받았든 안 받았든 관계없이 정상적인 교육을 진행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공교육이 조금씩 회복이 되고 사교육의 압력에서 조금씩 풀려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교육의 문제를 개인적으로 풀려는 사교육의 방향보다 공적으로 풀려는 공교육의 회복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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