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M 대중과 소통하다?

CCM 대중과 소통하다?

[ 여전도회 ] 크로스오버로 대중과 교계 넘나들어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09년 07월 16일(목) 09:55

'교회, 우리들만의 음악'이었던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 '문화'라는 이름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그룹 '크라이젠'으로 활동하는 김 브라이언과 다니엘 리는 지난 2008년 발표한 첫 앨범 '사랑이 길을 잃어서'로 각종 가요 프로그램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교회음악으로만 알려졌던 CCM이 최근 대중과 빠르게 소통하고 있다.
그들은 '신인'가수지만 알고보면 데뷔 10년차 CCM 가수로 국내외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인기가수'다. 지난 4일 연동교회(이성희목사) 카페 다사랑에서 워십콘서트를 열기도 한 크라이젠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복음의 메시지를 전해보자"는 생각만으로 '대중' 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한국교회여 다시부흥하라'(Korea Revival Yourself)의 앞글자 KRY에 세대를 뜻하는 제너레이션(Generation)의 앞글자 Gen을 붙인 크라이젠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대중음악과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CCM 음악의 양 무대를 넘나들며 한국교회의 부흥은 물론 부모세대와 청소년세대를 연결하는 다리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대중음악과 워십을 넘나들며 예배자로 서서 대중에게 하나님을 알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는 크라이젠은 "대중성을 갖추되 복음을 분명하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국내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미션스쿨 채플에 참석해 청소년들과 직접 만나고 있는 크라이젠은 "가요를 부르는 가수가 크리스찬이라는 사실에 청소년들이 교회에 관심을 갖고, 거부감 없이 교회문화로 다가서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탁월한 가창력과 폭발적인 연주로 정평이 나 있는 블랙가스펠 그룹 헤리티지(Heritage)는 흑인음악이라는 낯선 장르로 대중가요계에 뛰어들었다.

국내 독보적인 블랙 가스펠 팀이었던 헤리티지는 가수 SG워너비, 박효신 조PD 등의 앨범에 피쳐링에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대중들과 소통을 시작했고 대중 음악계에 뛰어든지 1년 만에 제4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R&B 솔 싱글부문상을 수상하며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최고'라는 찬사를 얻었다.

"CCM이 더이상 기독교 문화가 아닌 대중문화의 한 부분임을 알려야 한다"면서 탄생한 CCM 3인조 보컬그룹 'TIME'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CCM 문화"를 위해 뮤지컬 연극 CF 패션쇼 영화 등 다양한 무대에서 종횡무진하며 대중 앞에 나서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기가수들이 대거 신앙인으로 '커밍아웃'하며 CCM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지난 3월 가수 이수영, 유리상자, 박상민, 심수봉, 서영은, 김현성 등은 자신들의 신앙고백을 담은 CCM앨범 '블레싱 2009'를 발표하며 대중 앞에 섰으며, 최태완, 함춘호, 강수호, 이태윤 등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프로듀서와 세션맨들까지 합세해 크리스찬은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 CCM을 문화의 한 장르로 정착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브라운 아이드 소울, 한스밴드, 별, 그룹 쿨의 이재훈, 바다, 신지, 김조한 등은 오래전부터 CCM과 대중무대를 자유롭게 오고가며 기독문화와 대중문화의 접촉점을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CCM은 '예배음악'이라는 공식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총회 문화법인 사무총장 최은호목사는 "CCM이 너무 예배중심으로 치우친 것이 문제"라면서 "CCM은 예배음악이기보다 기독교적 가치관이 담긴 노래를 현대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대안음악으로 개념정리가 다시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크라이젠의 김 브라이언은 "CCM과 대중음악의 경계가 너무 뚜렷하다"면서 "CCM가수들이 미국처럼 대중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피력하며, "실제 미국에서는 CCM이 각종 가요순위에서 1,2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더이상 신선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다. CCMLOVE 이정석본부장은 "CCM 가수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앨범을 발표할 때 홍보 지원은 물론 세션들의 수준이 대중가수들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상업적 성공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크로스오버를 하고 있는 대중가수들과 CCM가수들의 만남이 필요하다"면서 "서로 친분을 통해 피쳐링을 해주거나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CCM과 대중가요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는 이러한 움직임은 사회문화적인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교회 내에서도 '가요나 유행가 같은 CCM의 세속화'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한국교회의 소통부재로 인한 교세 위축과 안티기독교 세력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CCM은 새로운 문화장르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기독교인은 물론 비기독교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드라마 영화 CF까지 섭렵했으며, MBC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의 러브테마곡과 엔딩테마곡 '내가 꿈꾸는 그 곳'은 배송희목사가 불렀던 CCM으로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온라인 음원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CCM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사이트가 생기면서 '상업적' 이슈로 CCM 시장이 화제가 된 것은 사실이다. CCM 가수가 대중문화의 상업적 시스템에 변질되거나 대중가수들이 의도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접근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CCM 가수들은 대중문화의 시장을 선하게 이끌어 가고, 일반 대중가수들은 신앙적 고백을 담아 대중과 소통하면서 선교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CCM의 대중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고, 이는 앞으로 한국교회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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