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교회의 새 패러다임

통일시대 교회의 새 패러다임

[ 여전도회 ] 여전도회 통일학교 주제강연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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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2월 18일(수) 09:44

여전도회 통일학교 주제강연을 통해 이성희목사는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들의 다양한 활동 방향을 제안했다. 이중 강연 후반부에 제시된 교회의 과제 부분을 발췌해 게재한다.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는 자세로 한국 교회가 남북 평화통일의 전위(前衛)가 되기 위하여 해야 할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교회가 해야 할 일은 화해의 마음을 가지는 일이다. 앞에서 거론한대로 야곱과 에서의 화해의 장면은 통일 준비를 위한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인간적으로 에서는 야곱을 용서할 수 없고 만날 수 없었지만 그들은 용서하고 만나게 된다. 통일은 그리스도 안에서 가능한 하나님의 일이며 통일의 주체가 하나님이란 사실을 가르친다.
 
둘째, 교회에 주어진 중요한 통일 과제는 가난해지는 연습이다. 통일이 되면 엄청나게 많은 통일 비용이 필요할 것이 분명하다. 경제적 이유에서 반드시 통일이 필요하다고 믿지 않고 분단된 채로 북한을 경제적으로 원조하며 사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다고 하지만 아무리 통일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더라도 분단 비용보다 적을 것이다. 그리고 통일 비용이 분단 비용보다 많다고 하더라도 통일은 경제적 손익으로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은 쉽지만 더 어려운 삶을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먼저 스스로 가난해지신 그리스도를 닮아 동족을 위해 가난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셋째, 또 다른 중요한 것은 교회의 일관된 대북 정책이다. 지난 1996년의 잠수함사건으로 말미암아 남북이 경색된 일이 있었다. 또 2009년에는 북한의 전쟁 발언으로 더욱 경색되고 있다. 이런 돌출 사건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대북 정책 자체가 변질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교회는 어떤 사건에 구애되지 않는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대북 정책을 통하여 우리 민족을 통일의 길목으로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교회의 북한에 대한 정책의 최종의 목적은 남북통일을 통한 북한의 복음화이다. 우리와 서방이 지원하는 식량이 군량미로 쓰인다는 의혹도 있고, 돕지 않아야 북한의 붕괴를 앞당긴다고도 하고, 북한의 군비를 축소하면 얼마든지 먹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우리의 관심은 북한 동포들이 기근 가운데 있고 우리는 도울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넷째, 교회는 통일에 앞서서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힘이 되어야 한다. 그 동안도 안보는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과제였다. 이것 때문에 수많은 갈등과 장애가 우리 사회 속에 깊이 내재되어 있었으며 국민의 감정에 깊은 상처를 남긴 것이다. 지금도 1천만의 이산가족들은 골 깊은 상처를 안은 채 살고 있으며 이 상처를 치유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교회는 이산가족의 위로이며 나아가서 통일 이후에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과의 관계 회복이다. 통일 이후의 장자권 문제도 우리가 예측하고 연구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월남 이후에 다시 가정을 이룬 경우에 남한의 장자가 모든 장자권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북한의 장자가 장자권을 주장할지도 모를 상황의 가능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정에 제공하여야 한다.
 
다섯째, 증가하는 북한 이탈 주민들에 대하여 교회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근래 북한의 상황변화로 인한 탈북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새터민의 증가 추세에 대하여 교회는 적절한 방안을 세워야 한다. 한국 전쟁 당시에 월남 성도를 비롯한 전쟁 난민들에게 교회는 피난처였고 전쟁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었던 것을 상기하며 교회는 새터민들에게 피난처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난세에 피난처로서의 역할은 교회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여섯째, 교회는 통일 이후 시대를 대비하여 북한의 교회를 재건하는 재원과 구체적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현재 여러 기관을 통하여 북한 교회 재건을 위하여 재원과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더 구체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교회를 재건하게 위하여 교단과 교파가 새로운 경쟁체제로 돌입하여 또다시 교회가 소모적인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교회를 재건할 수 있도록 연합정책을 세우는 것이 긴급한 일이다. 지금까지 남한에서 교단과 교파가 이만큼 경쟁하고 분리했으면 됐지 북한에 가서 다시 똑같은 경쟁과 분리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은 북한 교회 재건이란 통일을 위한 1차적 업무가 아니라 2차적 업무란 것이다.
 
일곱째, 북한의 기근과 질환에 대하여 교회는 적절한 구호에 앞장서야 한다. 북한의 기근은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인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교회는 북한의 기근에 대하여 그 이유를 묻기 전에 도움의 손을 펴야 한다. 그리고 식생활뿐만 아니라 건강과 질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북한의 의료수준은 우리와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북한 동포의 건강 상태와 영양 상태도 우리와 많은 차이가 있다. 북한에서 가장 필요한 의약품은 구충제, 피부연고, 종합비타민, 간염백신 등으로 기초 약품은 아주 오래 전에 우리에게 필수품이었던 것들이다.
 
여덟째, 통일 후를 겨냥한 교회의 연합된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 교회의 제2의 물결 증후군은 최근의 교회의 대북 정책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 교회의 북한에 대한 정책이 연합하지 못하고 일치하지 못하고 경쟁적이고 독자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합된 교회의 대북 정책은 효율적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아홉째, 교회는 통일 이후에 발생할 갖가지 예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공동 대처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실제로 한국 교회는 통일 이후에 많은 과제를 안게 될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이러한 때를 대비하여 통일에 대한 교단의 정책과 통일 이후 시대를 대비한 교회의 선교 정책을 분명히 수립해야 할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이제 교파나 교단 경쟁이 아니라 하나의 통일된 나라와 교회를 위하여 우리의 관심과 구조를 대 전환해야 할 것이다.
 
열째,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북한의 인구는 2천2백만이라고 한다. 이 인구도 우리의 미래 목회의 대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21세기는 통일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한국 교회는 분단 시대의 교회의 모습을 속히 벗어나서 통일 시대의 교회의 모습으로 전환이 기대된다. 각 신학교의 재학생들 그리고 졸업한 목사 후보생들은 지금은 그 수가 많은 듯이 보여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이루는 것 같지만 하나님께서는 통일 한국 시대를 보시며 양육하신 일꾼들이다.
 
신학교 재학생들과 목사 후보생들도 분단 시대의 목회자가 아니라 통일 시대의 목회자로 양육하여야 할 것이다.

이 성 희 /  총회 서기ㆍ연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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