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며 경배하세(64장)

기뻐하며 경배하세(64장)

[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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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1월 14일(수) 16:41

작사 : H. 반 다이크 /  작곡 : L. 베토벤


베토벤이라는 이름 앞에는 '악성'이라는 말이 붙는다. 제5 교향곡 '운명', 제6 교향곡 '전원', 그리고 제9 교향곡 '합창'. 인류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영원히 남을 명곡들이다.

베토벤은 교회 음악 분야에서도 뛰어난 곡을 남겼다. 교회 성가대에서 잘 부르는 '자연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 그리고 그의 유일한 오라토리오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가 그것이다.

현행 한국 찬송가에는 베토벤이 작곡한 것이 3편 실려 있다. 64장과 결혼식용인 605장과 그리고 헌금송인 634장이다. 그러나 64장과 605장은 같은 곡이므로 두 곡 실렸다는 편이 옳다.

흔히 베토벤은 두 번 죽었다고들 말한다. 첫 죽음은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작성한 1803년에 찾아왔다. 귓병을 고칠 수 없다는 진단을 받고 세상을 비관한 것이다. '유서'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멀리서 들려오는 피리 소리를 듣는데 내 귀에 들리지 않을 때, 목동의 노랫소리를 다른 사람들은 듣는데 내 귀에 들리지 않을 때, 그 때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베토벤을 절망에서 구해낸 것은 그의 신앙이라 할 수 있는 예술이었다. 그를 절망으로 몰고 간 것이 예술이었고, 그를 절망에서 구원해낸 것도 신앙으로 승화된 예술이었다. 베토벤의 '유서'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이어진다.

"오직 예술만이 나를 이 세상에 붙들어 놓았다. 아아, 내게 주어진 창조 작업을 완수하기까지는 이 세상을 버릴 수 없다. 내 예술이 아직 꽃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동안에는 아무리 불행하여도 나는 죽을 수 없다."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찬송가 "기뻐하며 경배하세"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 라단조 Op. 125 제4악장의 한 부분이다. 원시는 실러의 '환희에 부친다'이다.

"아아 벗이여, 이 가락이 아니로세. / 우리 모두 유쾌하고 보다 기쁜 노래를 부르세나. … / 그대들은 경배하고 있는가 수백만의 인류여! / 창조주를 찬양하고 있는가, 이 세상의 만민이여!"

베토벤은 소년 시대에 실러의 이 시를 읽고, 죽기 전에 반드시 이 시에 곡을 붙이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는 22세 때부터 이 "사랑과 평화와 환희"를 주제로 한 실러의 시에 곡을 붙이기 시작하였다. 31년에 걸친 구상이었다.

초연은 1824년 5월 7일 빈에서 있었다. 무대에는 지휘자가 두 명이었다. 귀먹은 베토벤과 지휘자 움라우프. 단원들은 움라우프의 지휘에 따라 연주하였다. 베토벤은 신들린 듯 격렬하게 혼자 지휘하였다.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소란을 피웠다. 베토벤은 지휘봉을 든 채 단원들을 향해 서 있었다. 그는 박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이다. 알토 가수가 나아와 베토벤을 뒤돌아서게 하였다. 그제서야 베토벤은 청중의 환호를 느끼고 어린이처럼 공손히 인사하였다.

이 찬송가를 부를 때 엄숙감을 느끼는 것은 반 다이크의 작사가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곡이 주는 엄숙감, 거의 전곡이 4분음표에 1도 진행을 한다는 것, 그리고 끝에 이르러 딱 한번 "걷히니" 부분에서 변화를 준 기교에서 비롯된다.  (H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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