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통해 얻은 은혜와 지혜의 리더십

십자가를 통해 얻은 은혜와 지혜의 리더십

[ 라떼는 말이야! ] ③ 예)육군 대장 이철휘 장로

이철휘 장로
2024년 06월 12일(수) 16:56
현역 장군 시절 매주 장병들과 함께 군인교회를 청소한 이철휘 장로.
전역을 앞둔 2011년 4월, 대구의 한 일간지 기자와 인터뷰하게 됐다. 몇 번 만난 적이 있던 기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농담 삼아 질문했다. "사령관님은 어떻게 대장까지 되셨어요?" 필자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은혜와 지혜라는 아름다운 두 여인을 만났지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도 많은 가운데 내가 군의 최고 계급이 된 것은 운이 좋았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는 하나님을 믿으니 하나님 은혜라 말할 수 있지요. 둘째로는 리더십의 대상을 부하들만으로 한정하는 리더십에서 탈피하여 내 주변 상하좌우의 모든 이들을 충성, 신의, 사랑으로 섬기는 십자가(4방향) 리더십을 적용하였지요."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3;24)."는 말씀을 붙잡고 사단장 부임 후 첫 주일 예배를 드렸다.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 중에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강대상 쪽을 비추는데 놀랍게도 먼지투성이인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앉아 있는 긴 의자 구석에도 먼지가 쌓여 있었다. 솔직히 그 시간 이후부터는 은혜가 되지 않았다. 예배 후 나는 고민했다. 교회를 청소하라고 하면 사단장이 부임하자마자 청소나 시키는 쪼잔한 사람이라 소문이 날 것 같기도 하여 그날 오후에 전속부관과 공관에 있는 병사들과 함께 직접 교회 청소를 했다. 교회가 발칵 뒤집혔다. 목사님과 중요 간부 신자들이 비상 소집되어 대대적으로 교회 청소를 했다.

필자는 담임목사님을 만나 전속부관도 목사님 아들이고 공관에 근무하는 병사들도 모두 신자들이니 우리가 교회 청소를 전담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그렇게 2년을 매 주일 예배가 시작되기 전 각자의 청소 담당 구역을 정해 놓고 빠짐없이 쓸고 닦았다. 내 담당은 성가대석이었다. 진심이 통했는지 하나님의 축복은 차고 넘쳤다. 2005년은 한 해에 대통령, 국무총리, 국방부장관, 육군참모총장 부대표창을 모두 받는 영광이 있었다. 참모들은 부대 표창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즐거워했다. 무엇보다 은혜로운 것은 1년간 사망 사고가 한 건도 없는 '무사망사고' 부대를 이뤘다.

군 교회를 지원해 주시는 군종 목사님들의 은혜도 잊을 수가 없다. 필자가 대대장으로 부임한 곳은 막사 현대화 공사가 진행 중이라 모든 병력들이 24인용 텐트를 치고 생활했다. 대대장실도 대대 상황실도 천막이었고 당연히 대대교회도 24인용 천막으로 된 교회였다. 비바람 치던 새벽 군인 가족 몇 명과 새벽기도를 드리는데 천막 끝에 달려있던 나무 십자가가 천막과 함께 바람에 흔들렸다. 희미한 형광등 불빛 아래 바람과 천막과 흔들리는 십자가를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대대장을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저 십자가처럼 상하좌우를 아우르는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필자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리더십의 '핵심인 십자가(4방향) 리더십은 그렇게 생겨났다.

지금 생각해도 하나님이 주신 지혜라는 선물이었다.



이철휘 장로 / 예)육군 대장·사)긍정의힘 교육문화연구회 이사장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