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호흡, 생명의 바람

하나님의 호흡, 생명의 바람

[ 목양칼럼 ]

사방교회
2024년 05월 23일(목) 09:11
바람이 분다. 농촌의 바람은 도시의 콘크리트 건물 사이로 달구어진 텁텁한 바람과는 다르게 푸른 초목 사이를 지나기에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이런저런 여러 문제로 마음이 답답했었는데 이렇게 시원한 바람을 들이마시니 마음이 다시 차분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시원한 바람이 불 수 있는 것은 압력 차이로 인한 공기의 흐름 때문이다.

바람이 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지구 위의 생물들이 살아가는데 절대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바람은 지구 표면의 기온, 강수량, 습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해주고, 식물 번식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대기의 질을 개선하고, 산과 바다 속에 이르기까지 산소를 공급하여 이로 인해 생물이 살아있게 한다. 그러니 바람은 실로 우리에게 '생명의 호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런 '생명의 호흡'을 이미 우리 인간에게 불어 넣어 주셨다. 창세에 하나님께서는 흙으로 인간을 만드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 넣으시니,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생령이 되었다(창 2:7).

이때 하나님께서 불어 놓으신 생기는 히브리 원어로는 '루아흐'로 '호흡'이나 '바람'을 의미한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불어 넣으신 것은 '하나님의 숨' 또는 '하나님의 바람'인 것이다.

'하나님의 숨'이 진흙으로 빚어진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살아있게 하신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도 하나님은 우리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이 '생명의 바람'을 우리에게 불어주셨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두려워 떠는 제자들을 향해 숨을 내쉬셨다.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향하사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요 20:22)."

성자 하나님이 내쉬는 '하나님의 숨'은 십자가 사건 이후에 공포에 눌려 죽어가는 제자들을 다시 살아나게 하셨다.

그리고 오순절 날에는 성령 하나님께서 급하고 강한 바람같이 제자들에게 임하셨다. 이때 '하나님의 바람'인 성령을 마신 제자들은 비로소 세상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담대하게 복음을 땅끝까지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하나님은 새 역사를 이루시기 위해 위기에 빠진 제자들에게 '생명의 바람'을 불어넣으셨다. 그리고 다시 살게 하는 '하나님의 바람'은 지금 우리에게도 간절히 필요하다.

오늘날 교계에 많은 어려운 소식이 들린다. 동성애 문제, 각종 이단들의 공격, 코로나 사태 이후로 당하게 되는 전도의 어려움,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로 인한 신앙 세대의 단절, 그로 인한 교세의 둔화 등등 말이다.

이 외에도 우리 힘으로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로 인해 주변의 여러 교회들이 마치 호흡 곤란을 겪듯 맥없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있다.

그래서 이제 다시 하나님의 '생명의 바람'이 우리에게 가득 불기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태풍이 대기 중에 가득한 온갖 오염을 정화하듯 '하나님의 강력한 바람'이 이 세상에 가득한 거대 악을 제거하고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다시 살아가게 하기를 사모한다.

문득 최영택 장로님이 작사한 복음 성가가 떠오른다. "동남풍아 불어라~ 서북풍아 불어라~ 가시밭에 백합화 예수 향기 날리니 할렐루야 아멘."

성령강림절을 통해 우리 한국 교회에 '하나님의 생기'가 다시 가득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경환 목사 / 사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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