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공보주일특집 ] 1983년 군종으로 본보에 편지 보낸 정영협 목사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4월 12일(금)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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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1월, 본보 사무실로 강원도 영월에서 복무 중인 한 군종병의 편지가 도착했다. 내용은 부대개편 이후 열악해진 환경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군 장병들을 위해 한국기독공보를 발송해달라는 것.
당시 편지를 보낸 정영협 상병은 부대가 개편되면서 부대 전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됐는데, 새로운 주둔지에는 군인교회도 없고 군종장교 편제도 사라져 군종목사도 부대를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상병은 연대장을 설득해 천막교회를 세우고 신우들과 함께 예배드리며 열악한 상황에도 신앙생활을 이어갔지만, 예하 부대들은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들이 힘을 얻고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국기독공보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정 상병의 진심어린 편지는 본보 1983년 1월 15일자 신문에 실려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줬고, 본보는 정 상병의 부대와 그 예하 부대로 신문을 발송했다.
그 이후 정 상병은 어떻게 지냈을까. 본보는 한국기독공보주일을 맞아 편지의 주인공 정영협 목사(대전 대성교회)를 찾았다. 과거 신우들을 위해 펜을 들었던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20대 청년은 어느덧 개척 32년차 60대 중반의 목회자가 되어있었다.
정 목사는 "벌써 40여년이나 지난 일이라 가물가물하다"면서도 하나씩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정 목사는 "당시엔 참 막막했다. 교회와 목사님은 없어도 신우들의 신앙생활은 계속돼야 하는데, 군종병이지만 신학교 2학년에 불과했던 내가 신우들의 신앙을 지도하고 양육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군종목사가 없으니 군종병이었던 그가 천막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말씀을 전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부족함을 느꼈다고 한다. 더불어 예하 부대는 더욱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병사였던 그가 예하 부대의 신우들까지 챙길 수는 없어 안타까워만 하던 상황. 그래서 정 목사는 신우들의 신앙생활을 위해 각종 설교자료와 신앙적인 글이 있는 한국기독공보가 절실히 필요했었다며 본보로 편지를 쓰게 됐다고 계기를 밝혔다.
편지를 보낸 이후 매주 신문을 받아보며 정 목사는 신우들을 섬기는데 큰 도움이 됐고 또 좋은 추억들이 많이 남았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한국기독공보를 많은 신우들이 좋아했었다. 그 때 '소망의 소리'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군장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실려 신우들과 재밌게 읽었었다. 그리고 목사님들의 설교도 있어 신우들이 그 설교를 읽고 은혜와 궁금증을 나누며 작은 천막에서 오순도순 신앙생활을 했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이 때 군종병으로서의 경험이 계기가 되어 오늘날까지도 군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정 목사는 그가 속한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기독교군종교구 중부지회에서 지회장과 이사장을 역임하며 군장병들을 섬기는 일에 열심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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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