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 깊은 마을에, 음악회가 열려요"

"산골짜기 깊은 마을에, 음악회가 열려요"

총회문화법인, 두바인한인교회 후원으로 시골교회 문화목회 지원 훈훈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5월 21일(일) 22:49
 "시골 사람들도 커피 마실 수 있고요,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해유~"

충북 영동의 로뎀교회(신건현 목사 시무)는 문화목회에 '찐'(진심)이다. 교인이 겨우 10명 남짓하지만 그래도 로뎀교회는 지역에서 '꽤' 문화적인 공간으로 유명하다.

지역에서 '바리스타'강사로 활동하는 신건현 목사는 한잔 한잔 직접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면서 주민과 소통한다. 바리스타 교육을 위해 로뎀교회를 찾는 이들도 많다.

신 목사는 총회문화법인(이사장:주승중, 사무총장:손은희) 홈바리스타 아카데미 졸업생이다.

홈바리스타 아카데미는 지역에 건강한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커피'를 매개로 진행하는 문화양육과정이다. 여타 바리스타 교육과는 달리 커피와 관련된 역사, 경제, 문화 등의 인문학을 함께 배우고 느낀 점을 삶에 적용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문화전도나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자립대상교회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총회문화법인의 사역을 후원하는 교회의 지원을 받는다. 로뎀교회는 멜본한인교회의 후원으로 서울을 오가며 바리스타 훈련을 받았고, 홈바리스타 핸드드립 기구와 원두 등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렇게 티 테이블 앞에 앉아 시골 주민들에게 우아하게 커피를 즐기게 해주고 싶었던 한 목회자의 꿈은 이뤄질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번 도전한다.  "손은희 목사님! 우리 교회도 새참음악회 할 수 있어요?"

안타깝게도 새참음악회 일정과 예산이 마감된 상태여서 로뎀교회까지 차례가 오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얼마 후 들려온 소식은 "목사님! 새참음악회 준비하세요!"였다.

두바이한인교회가 새참음악회 후원금으로 5000달러를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총회문화법인을 방문한 두바이한인교회 신철범 목사가 문화목회 예배와 홈바리스타아카데미, 꿈통, 새참음악회 등의 이야기를 듣고 결정적으로 '새참음악회'를 후원하기로 한 것이다.

두바이한인교회의 후원으로 시골의 작은 교회들은 지역의 주민들에게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주며 수준 높은 연주회까지 기획할 수 있게 됐다.

새참음악회는 총회문화법인이 문화목회의 모델로 기획하고 지원하는 대표적인 행사다. 동네주민이 운동화를 신고 편하게 산책하다가 만나는 '새참'같이 달콤한 작은 음악회를 지향한다. 교회는 연주 공간과 연주자 사례비를 제공하며, 크리스찬 음악가들은 자신의 재능으로 교회를 섬길 수 있다.

그러나 시골의 작은 교회가 새참음악회를 열기 위해서는 연주자, 악기, 순서지, 초대장, 배너, 관객 등이 필요하며 그 중에서도 재원이 필수적이다.

손은희 목사는 "각 지역의 교회가 재원을 조성해서 자립대상교회나 작은교회에서도 새참음악회를 연다"면서 "하지만 전국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음악회를 열고 싶은 교회가 있어도 이에 대한 재원을 조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특히 지방이거나 대중교통이 불편하면 동행할 연주자를 찾는 일도 이동수단을 준비하는 일도 어렵다. 손 목사는 "새참음악회는 단순히 훌륭한 연주자가 와서 연주하는 시간이 아니다"면서 "하나님의 교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누구와도 함께 하여 하나님의 충만한 사랑을 누릴 수 있는 음악회가 바로 새참음악회이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두바이한인교회의 후원으로 '문화목회'를 지향하는 시골의 작은 교회들이 '새참음악회'를 준비 중이다.

합천 해인사 근처의 문림교회(원방연 목사 시무) 금강교회(김성은 목사 시무) 진명교회(배종님 목사 시무)가 새참음악회 일정을 조율 중이다.

문림교회 장한나 목사는 일전에 만난 손은희 목사에게 "목사님 합천은 너무 시골이라 오실 수 없겠죠?" 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 때 손 목사는 말했다. "목사님, 합천에도 가겠습니다."

산길따라 굽이굽이 들어가면 맨 끝자락에 교회가 하나 보이는 그 곳에서도 음악회가 열린다.


대전의 금강교회(김성은 목사 시무)도 마찬가지다. 문화목회 콜로키움 수료생인 김성은 목사는 '문화목회'에 관심이 많다. "지방에서도 문화목회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달라"는 김 목사는 교회 앞 북카페 테이블에서 핸드드립을 내린다. 커피를 내려 가가호호 방문하는 그는 다시 가슴이 설렌다.

"우리 교회에서 음악회가 열리다니요?"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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