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사랑의 집짓기 결산- '이재민들 고통 분담한 연합사업'으로 기록

한교총 사랑의 집짓기 결산- '이재민들 고통 분담한 연합사업'으로 기록

지난해 4월 본격 추진, 전소 주택의 10% 건축 계획
신청한 54가구 모두 수혜, 초기 계획보다 19채 늘어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3년 04월 24일(월) 08:45
지난해 6월 열린 한국교회 사랑의 집 짓기 운동 '견본주택 개관 감사예배 및 개관식' 모습.
지난해 3월 경북 울진을 비롯해 강원도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역대 최장기간, 213시간 동안 축구장 2만 9300개 넓이의 산림과 가옥을 태우고 어렵게 진화됐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아파하는 이재민을 위해 한국교회는 위로의 손길을 내밀었으며, 기도와 헌금으로 사랑의 마음을 모아 보금자리를 제공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총 33억 5000만 원을 모금해 '사랑의 집 짓기 운동'을 펼쳤다.

사실 한국교회 연합 기관 주도로 이 같은 막대한 일을 실현할 수 있을지 애초 우려가 컸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지난 14일 울진제일교회에서는 산불 이재민 위로를 위한 총 54채의 사랑의 집 짓기 완공 감사예배를 드리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통한 이재민의 재정착과 쾌적한 주거공간 제공사업이 완료했음을 공식 알렸다.

이 일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주도했다. 산불 진화 이후 강원도 최대 피해 지역인 울진을 긴급히 방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을 위한 사업을 펼치기로 한 결과였다. 사랑의 집 짓기 추진위원회(위원장:류영모), 한교총 직전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의 의지로 구호 사역에 대한 연합기관 차원의 논의를 구체화하면서 '한국교회 사랑의 집 짓기 운동'이 전개됐다. 한교총은 상임회장단 공식 결의까지 얻어 전소된 주택의 약 10%, 35채에 대한 '농가 주거용 주택'을 한국교회가 건축해 무상 양도하겠다는 첫 계획을 세웠었다.

추진 단계에서 울진군기독교연합회의 협력은 큰 힘이 됐다. 지난해 4월 원주제일교회에서 한교총과 첫 회의를 갖고 실무협력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구호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사업 전개 초기 소통 혼란과 주택 수혜 대상 선정 등에서 우려가 예상됐지만 소통 관계를 구축했다. 사회취약계층을 우선시한 선정 등 수혜자 기준까지 명확해지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여 논란도 해소했다.

이를 위한 건축 과정, 재정 지출을 위한 건전성 및 투명성을 강화해 구호 사업의 신뢰도를 높였다. 한교총은 공사를 위한 건축사를 공개입찰 후 사랑의 집 짓기 운동 최종 공사업자로 '아이엠건설'을 선정했다. 공사 업체는 사랑의 집 짓기 주택을 기본 12평형 모듈 주택으로 방 2개와 거실, 주방과 욕실 등으로 구성했다. 거실은 개방형으로 설계되어 넓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방염과 내진설계로 건축허가를 충족했다. 6월에는 영동침례교회에서 '견본주택 착공 감사예배 및 개관식'을 갖고 이재민을 대상으로 주택 신청을 받았다.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의 관심과 호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사랑의 집 짓기 대상 가구 선정을 마무리 한 결과 1차 접수한 35가구 외 2차 신청자 17가구, 추가 신청한 2가구를 포함해 총 54가구가 신청했다. 애초 계획보다 19채가 늘었지만, 한교총은 일정 금액의 예비비를 편성,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일부 한교총 회원 교단은 자체 주택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고, 해비타트에서도 이재민을 위한 주택 10채를 추가로 건축했다.

106회 총회장 류영모 목사의 구호 사업에 맞춰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울진·삼척·강릉 강원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한 모금을 한 결과 전국교회가 총 25억 9894만 여 원을 헌금했다. 총회 사회봉사부는 이 금액 중 한교총 사랑의 집 짓기 사업에 총 세 차례에 걸쳐 전체 54가구의 절반인 27채에 해당하는 건축비 총 16억 5000만 원을 지원했다. 더불어 총회 사회봉사부에서도 울진 및 삼척 산불 피해 성도 긴급지원, 산불진화위로사업, 사각지대성도지원사업, 저소득층지원사업, 강릉동해삼척 주민지원사업 등에 2억 6290여 만원을 107회기 중장기 구호사업으로 지원했다. 4월 18일 현재 산불 피해 지원 사업에 총 19억7875만 원을 지출해 6억2000여 만원의 잔액을 확보 중이다.

총회 사회봉사부는 향후 울진군기독교연합회와 함께하는 지역사회공모사업을 진행하고 사업계획을 세운 지역 교회들을 공정히 심사해 선별된 교회의 사업에 대해 재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총회 재난봉사단 교회' 및 전국 노회와 함께하는 재난기금 마련 등의 사업에 모금액을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 4월 14일 자로 완공된 사랑의 집 건축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으로 건축 준비 단계에서 어려움이 컸고, 특히 넓은 지역에서 각각 다른 환경의 기반공사와 축대 공사가 발생해 공기가 지연됐다. 인력 대비 다양한 요소의 민원을 해소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사이 자재비 인상에 따른 공사비 상승 요인까지 발생해 실제 어려움은 가중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통한 이재민을 위한 주택 총 54가구의 모든 주요 공사를 완료했다.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연합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교회의 연합을 이끌어 이웃의 아픔을 돌보는 섬김 사역을 실천했다는 데 역사적 의미를 남겼다. 준공 심사 등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가구부터 입주가 시작돼 4월 중에는 모든 주택의 입주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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