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중심의 관계

성도 중심의 관계

[ 목양칼럼 ]

최송규 목사
2023년 02월 01일(수) 08:10
존경하는 한 장로님이 계셨다. 그분은 삶과 신앙, 성품 모든 면에서 많은 분들에게 존경을 받아왔다. 그러한 장로님이 은퇴하신 지 1년 뒤, 장로님 부인이신 권사님이 목양실로 찾아오셨다. 권사님은 절박하게 기도를 요청했다. 남편 장로님이 건강이 좋지 않아서, '신장이식 수술까지 갈 수 있다'고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권사님께 걱정하지 말라고, 하나님께서 친히 함께하실 것이라고, 제가 기도하겠다고 위로해 드렸다. 그리고 만약 신장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기증자를 찾거나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제 신장이라도 드릴 테니 안심하라고 말씀 드렸다. 권사님께선 만류하셨으나, 내 입장에선 정말 신장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이후로 열심히 기도했다. 장로님의 건강은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를 반복했다.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금도 건강이 모두 호전된 것은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수술이 필요한 상황은 오지 않았다. 장로님의 건강을 위한 기도는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목회자와 성도가 관계를 맺기 위해선, 목회자가 '먼저' 희생과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목회자가 섬기고 사랑하려는 마음을 가질 때, 성도와의 관계는 좋아진다. 모든 인간관계가 내 중심으로 할 때 좋아지지 않는 것처럼, 목회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회자 중심으로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 성도들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 목회자가 만나는 성도들의 생활 수준, 지적 수준, 환경적인 수준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관계는 성도를 중심으로 맺어져야 한다. 그리고 성도들과의 인간적인 신뢰가 쌓여야 한다. 이를 위해 성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기도할 수밖에 없고, 사랑하기 때문에 말씀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성도의 아픔이 목사의 아픔이 될 수 있다.

목회 초창기에는, 목사가 어느 정도 대접 받는 자리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선배 목사님들이 성도들로부터 섬김 받는 모습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목사가 섬김을 받는 것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으나, 섬김을 받는 것보다 줄 때 성도와의 관계가 깊어지고 더 좋아진다.

목사와 성도들과의 관계가 불편하면, 목회가 힘들다. 성도들은 설교를 들어도 은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교회에 문제가 발생해도 성도들은 방관한다. 그러나 성도들과의 관계가 좋으면, 목회는 행복으로 가득 찬다. 성도들과의 좋은 관계가 목회자 마음의 기쁨과 행복이 된다. 목사의 목회철학을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준다. 목사가 꿈꾸는 목회를 할 수 있도록, 성도들이 기꺼이 협력자가 되어 준다.

성도들의 문제가 나의 문제인 것처럼 여기자. 그리고 힘써 기도하자. 적극적으로 마음을 같이 하자. 무엇보다 목사가 대접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먼저 힘써 대접하자. 성도들과의 관계가 좋을 때, 목회는 은혜가 넘치게 될 것이다.



최송규 목사 / 예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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