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다시 기독교 박해국 1위

북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다시 기독교 박해국 1위

한국오픈도어선교회, 2023년 기독교 박해지수 발표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의 박해 빈도 및 강도 증가에 깊은 우려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01월 19일(목)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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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전세계에서 크리스찬들을 가장 극심하게 박해하고 있는 국가'라는 오명을 다시 한번 얻게 됐다. 지난 2002년 이래 줄곧 기독교 박해국가 1위였던 북한은 지난해 탈레반에 의해 정권이 장악된 아프가니스탄에 밀려 첫 2위로 밀려났으나 올해 다시 1위가 됐다.

#북한, 외국 모든 출판물 불법으로 규정

한국오픈도어선교회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지난 18일 전세계 기독교 박해동향 '월드워치리스트(WWL)'를 발표하면서 "북한은 역대 가장 심각한 수준의 박해 상황으로 다시 기독교 박해지수 1위를 기록했다"며, "이것은 북한의 새로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의해 생겨난 새로운 폭력의 움직임이 가져온 결과"라고 발표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란 북한 내에 성경을 포함한 외국에서 온 모든 출판물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이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의 시행은 '오징어게임'과 같은 한국 드라마 등을 시청하는 십대 소년들을 투옥하거나 처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박해지수 순위가 올라갔다는 것은 더 많은 기독교인이 체포되고 더 많은 지하교회가 발각되어 문을 닫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여기서 체포 당한다는 의미는 곧 처형 또는 끔직할 정도로 비인간적인 정치범 수용소에서 기아, 고문, 그리고 성폭력을 당하면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위였던 아프가니스탄은 올해 9위로 떨어졌다. 2021년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많은 기독교인들이 깊이 숨거나 해외로 피신했고, 지난해에는 탈레반들이 남아 있는 소수의 기독교인들을 뿌리 뽑는 것 보다 전 정권과 연관된 이들을 근절하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국가 박해 심각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올해 보고서에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의 상황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단어를 쓰며, 그 지역을 위한 기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이슬람 무장 세력이 극도의 폭력을 휘두르며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기독교인을 겨냥한 폭력은 극심한 우려를 낳는 수준까지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박해의 심각성과 다른 지역으로의 확장성에 있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폭력은 풀라니, 보코하람, 이슬람 국가 서아프리카주 (ISWAP) 등의 무장 세력이 기독교 공동체 습격, 살해, 불구, 강간, 몸값 또는 성 노예를 목표로 납치를 자행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에서 종교적 동기에 의한 살인은 작년 4650건에 비해 5014건으로 늘어났고, 이것은 전 세계 총 건수의 89%에 해당할 만큼 엄청나다"고 보고했다.

이외에도 나이지리아에서는 △수 십만 명이 국내 강제 이주를 당하거나 난민이 됨 △기독교인이 많이 있는 남부로 폭력이 번지고 있음 △이슬람화는 많은 기독교인들의 일상생활에 극심한 압박이 됨 △정부는 계속해서 종교적 박해임을 부인하고 있어 기독교인의 권리 침해에 대한 행위는 처벌이 가해지지 않음 등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중국 주장하는 새 인권 개념…박해 심화시켜


한편, 오픈도어는 중국이 최근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논리로 주장하고 있는 '인권'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도 "보편적으로 인정된 전통적인 개념의 인권을 생존, 발달, 안보와 같은 더 주관적 '권리'로 재정립하는 국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며, "스리랑카, 미얀마, 말레이시아, 그리고 몇몇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러시아와 인도가 이것을 따르고 있다. 기독교 소수자들은 집권여당을 지지하지 않고 이와 같은 새로운 '권리'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경우에 '평화 방해자' 또는 '테러리스트'라고 낙인 찍힐 수도 있고, 체포, 교회 철거, 교회가 등록 취소 되는 등의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오픈도어는 "중국은 교회의 인터넷 사용에 관한 전면적인 새로운 규정을 가하며 1억 명에 가까운 기독교인들의 자유를 더 억압했다"며, "베이징은 기독교인과 다른 종교 단체에 대한 통제를 단계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해서 더 많은 검열, 허위정보, 그리고 지나친 감시를 시행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30년 박해 수준 더 심해져


올해로 기독교 박해지수 발표 30주년을 맞은 오픈도어는 "지난 30년 동안에 전 세계 기독교에 대한 박해 현상은 놀랄 만큼 증가해 전 세계 3억 6000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신앙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박해와 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1993년에는 기독교인들이 40개 나라에서 높은 또는 극심한 수준의 박해를 당했지만 2023년에는 박해를 당하는 나라의 수가 76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이번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신앙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기독교인 수는 5621건으로 전년 통계인 5898건 보다 다소 줄었으며, 신앙 관련해 납치를 당한 사례는 전년 통계 3829건에서 5259건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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