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되더라도

저평가 되더라도

[ 가정예배 ] 2023년 1월 12일 드리는 가정예배

박훈 목사
2023년 01월 12일(목) 00:10

박훈 목사

▶본문 : 창세기 24장 1~9절

▶찬송 : 321장



살다 보면 나의 진심이 왜곡되는 경우도 있으며, 열심과 헌신이 평가절하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황이 찾아올 때 의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망과 좌절, 분노가 한꺼번에 찾아오고 이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육신의 질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023년 이런 일이 찾아오고 나에 대한 평가가 야박할 때 본문에 등장하는 늙은 종을 떠올려보자.

아브라함이 100세에 낳은 아들 이삭의 혼기가 다가왔다. 하지만 이삭의 아내, 자기의 며느리를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개팅 앱에서 이상적인 여인을 골라 맞선을 보이는 것도 아니요, 지역 유지의 소개받은 여염집 규수를 카페에서 만나 호구조사 하는 방식도 아니었다. 아브라함은 늙은 종에게 "내 고향 내 족속에게로 가서 내 아들 이삭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라"(4절)라고 명령한다. 명령을 받은 종은 엘리에셀(창 15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엘리에셀은 주인의 명령을 받고 브엘라해로이를 출발하여 메소포타미아 나홀의 성까지 머나먼 길을 낙타 열 필에 의지하여 떠나게 된다. 견해가 약간 다르지만 잰걸음으로 가도 한 달이 걸리는 약 1000Km 달하는 먼 길이었다.

오늘 본문을 헌신, 순종, 신뢰, 충성 등의 키워드로 보면 해석이 매우 쉽다. 아브라함이 무한 신뢰하는 종 엘리에셀과 같이 우리도 그렇게 하자고 해석하면 무리가 없다. 실제로 주인의 아들 혼사문제를 책임질 정도로 엘리에셀은 듬직하고 신뢰가 가는 종이였다. 하지만 엘리에셀의 입장에서 오늘 본문을 보자. 한 집안에서 60년 이상 종으로 살아온 그는 '종살이는 나의 숙명'이라고 덤덤하게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왜 나는 면천되지 못하고 아직도 종인 것인가'였을까? 나이가 들어 기력 없는 자신에게 여전히 숙제를 던진 주인을 보며 늙은 종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헌신, 순종, 신뢰, 충성 등은 긍정평가의 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긍정적 평가를 통해 칭찬, 물질적 보상을 받으면 인정받음이라 생각하며 만족한다. 하지만 보상이나 칭찬 없을 때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정, 학교, 직장, 교회에서 헌신과 희생의 삶을 살게 될 때 자기의 한 일이 저평가되고 보상받지 못했다면 엘리에셀을 떠올려 보자. 성경 어디에도 엘리에셀이 종의 신분에서 해방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장면을 발견할 수 없다. 본문의 뒷부분에 엘리에셀이 나홀의 성에 도착하여 이삭의 신붓감을 순조롭게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것은 보상을 바라거나, 불만 속에 살아가는 사람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진심 어린 주인을 향한 모습이다.

사람들의 평가가 야박해도 하나님은 우리의 헌신과 수고와 진심을 아신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저평가되고 상응하는 보상이 없어도 의연하게 하나님은 아시고 내가 받을 상급은 하늘에 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이야 한다.



오늘의기도

사람들이 나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실망치 않고 묵묵히 주님이 원하시는 길을 갈 수 있는 용기와 담대함 허락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박훈 목사/주안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