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흙 묻은 손으로 힘차게 세워가야 한다

다시 흙 묻은 손으로 힘차게 세워가야 한다

[ 제107회기 총회 주제 세미나 ] 김운용 교수 강의

김운용 교수
2022년 11월 09일(수) 23:40
개혁교회는 바르고 온전한 예배를 회복하려는 '예배 개혁' 운동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지속적인 예배 개혁을 추구한다. 한국교회는 그 초창기부터 남다른 예배 열정가 함께 시작된 교회였다. 예배는 신앙생활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고, 그에 대한 남다른 열심을 가지고 있었다. 교인들과 목회자들은 생명을 걸고 예배했던 교회였다. 풍요를 누리면서 그 열정은 약화 되고, 문화사회적 상황의 변화는 오늘의 예배 현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 팬데믹은 예배 사역과 현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당연히 예배 공동체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함께 모여 예배하는 공예배의 특성이 약화되었다. 어떻게 예배를 다시 회복한 것인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바른 본질 이해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첫째로 기독교 예배의 신학적 본질을 바로 이해하고 거기에 따른 예배자의 자세를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독교 예배는 하늘이 땅으로 내려오고, 땅의 것이 하늘로 올라가는, 그래서 하늘과 땅이 잇대어지는 신비(미스테리움)의 사건이다. 예배자는 지금 인간의 이성을 뛰어넘는 놀라운 세계 앞에서 전율에 사로잡혀, 떨리는 가슴으로 조심스럽게 나아갑니다. 예배 회복은 바로 이 차원을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차원이다.

둘째, 최상의 것, 최고의 것을 올려드리려는 나 드림의 자세가 필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엄밀히 말해 예배는 복을 받기 위해 드리는 것도 아니며 은혜를 받기 위해 드리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예배자에게 주시는 하늘의 선물일 뿐이며 그것이 최종 목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진정한 예배는 우리가 산제물이 되는 것이다(롬 12:1). 예배자 자신을 포함하여 예배 가운데 행해지는 모든 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모든 것을 끌어모으고 이끌어 가는 황홀함(fascination)으로부터 시작되고 이어져야 한다. 예배자들에게 이 차원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예배자 교육과 함께 예배 준비와 진행이 이 차원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셋째, 예배는 교회의 사역과 예배자의 '모든' 것이 한군데로 모아져야 하는 '집중점'(point of concentration)임을 기억해야 한다. 예배가 최종 귀착지여야 한다. 거기에 한가지 차원이 더 추가할 것은 예배는 예배자의 오감과 모든 신경이 집중되어야 하는 자리라는 사실이다. 예배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세 가운데 하나는 나의 모든 것을 '집중하는 자세'이다. 그렇게 될 때 그 자리는 하늘과 땅이 연결되고 하늘의 신비와 영광, 능력이 펼쳐지는 자리가 된다.

넷째, 기독교 예배는 시간과 공간의 신학을 바탕으로 한 주일성수 신앙을 토대 위에 세워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기독교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 이후 부활의 날에 자연스럽게 그 놀라운 사실을 경축하고 감사하기 위해 정해진 장소와 정해진 시간에온 공동체가 함께 모였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성 삼위 하나님 구속역사의 가장 중요한 사건인 부활은 새로운 창조의 사건으로 인식하면서 초대교회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을 가장 중요한 날로 인식하였고, 1세기 때부터 안식일(토)에서 주일로 예배의 날을 바꾸어 지키게 되었다.

다섯째, 그리스도인은 예배를 위해 존재하며, 예배를 위한 준비와 헌신이 필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교회의 일꾼은 언제나 예배에 최우선을 두어야 하고, 거룩한 예배를 위해서는 헌신과 준비가 필요하다. 초대교회는 주일을 예배의 날로 거룩하게 구별하여 지켰고, 예배를 위해 그들의 생명을 걸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주일 성수'라는 용어가 나온다. 그들이 주일을 지키는 데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었다. 먼저는 모든 일을 내려놓는 그침의 차원이 있었다. 다음으로는 쉼의 차원이다. 주일은 예배를 위해 모든 노동을 내려놓고 주안에서 진정한 쉼과 영적 안식을 누리는 날이다. 마지막으로는 단순히 쉼을 넘어 은혜를 받아들임과 기쁨과 감격으로 예배함의 차원으로까지 나아간다.



포스트코로나, 그리고 예배 사역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예배 신앙과 예배 사역을 세우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고 긴급한 사역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상황에서 예배 사역을 세우기 큰 노력을 계속해 왔지만 흩어진 교인들을 어떻게 예배의 자리로 불러 세울 것인지는 여러모로 노력하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 기본 원리들을 몇 가지로 정리해 봅시다.

첫째, 주일성수 신앙과 예배 신앙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웁시다. 주일에 가장 중요한 일은 예배 드리는 것이었으며, 박해 상황에서도 예배 참석만은 포기하지 않고 목숨을 걸었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기독교 예배는 이렇게 공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모두가 함께 하는 '공예배'(corporate worship)라는 신학적 토대에서 이뤄집니다. 둘째, 결국 예배 사역은 목회자의 예배 열정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예배에 대한 열정과 헌신, 연구와 예배 준비입니다. 셋째, 대안 공동체를 세워가야 합니다. 초기 기독교인의 숫자는 미미하였고 극심한 반대와 핍박을 받았습니다. 당시 종교에 속한 이들은 역병 앞에서 두려워하고 좌절에 떨다가 안전한 곳을 찾아 도망칠 때,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사랑과 선행으로 방치된 시신을 거두어 장례를 치루고, 어려움 가운데 있는 이들을 위로했습니다. 이방 종교 사제들이 가난한 자를 외면하고 방치할 때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을 돌보는 일에 주력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지도자의 필요성은 더 커지고, 그의 우뚝 서 있음은 더 필요합니다.

김운용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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