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가 재앙이 된 환경

은혜가 재앙이 된 환경

[ 주간논단 ]

손석일 목사
2022년 11월 15일(화) 08:32
창조된 환경에는 오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가득 차 있다. 하나님은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채워 주셔서 태양으로부터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열을 적당히 막아 마치 온실처럼 지구가 따뜻하게 유지되게 하셨다. 이 온실효과가 없었다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지만 평균 기온이 영상 15도로 살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신 것이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많아졌고 그로 인하여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지구온난화다. 하나님은 우리가 온화한 날씨 가운데서 잘 살도록 온실효과를 만들어 주셨는데, 인간의 욕심으로 에너지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함으로 '기후 은혜'를 '기후 재앙'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런 예는 너무나 많다. 물에는 신기한 성질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신기한 것은 얼음이 되었을 때 물에 뜬다는 것이다. 물을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물질은 고체가 되면 더 무거워져서 가라앉는데, 물만은 얼면 더 가벼워져서 물 위에 뜬다. 그건 물 분자의 특별한 구조 때문인데, 만약 얼음이 더 무거워서 물속으로 가라앉는다면 바닥에서부터 얼기 시작할 것이고, 물속에 있는 생물들은 다 얼어서 죽게 된다. 하지만 물이 얼면 물 위에 뜨게 하셔서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마치 이불처럼 물 생태계를 덮게 하셨고, 물속은 영하의 온도로 떨어지지 않게 해 주셨다. 하나님은 이렇게 물 하나를 만드실 때도 물속의 생물들을 생각하며, 아주 세심하게 만들어 주셨다. 그런데 우리는 물을 오염시켜서 물속 생물들을 죽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이 태초에 만드신 빛은 밝음을 주는 빛 그 이상이었다. 온 우주 만물을 움직이게 하는 온갖 종류의 빛, 바로 에너지를 만들어 주신 것이다. 빛 중에는 우리에게 해가 될 정도로 에너지가 강한 빛들도 있다. 하나님은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해로운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하여 오존층이라는 자외선 차단층을 대기 중에 만들어 주셨다. 오존층은 마치 두꺼운 방어막 같은 모습으로 지구 전체를 감싸고 있어서 피조세계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냉장고와 에어컨을 사용하기 위해 만든 냉매, 프레온가스가 이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하나님은 우리와 모든 생태계를 위해 빛을 만들어 주셨고, 그중에서 해로운 빛은 막아 주셨는데, 우리가 좀 더 편리하게 살기 위해서 만든 물질이 은혜로 주신 것을 오히려 파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에는 세밀하신 섭리가 가득하다. 환경오염을 말하기 전에 하나님이 베풀고 계신 은혜를 먼저 볼 수 있어야 한다. 환경에는 환경용량이 있어서 오염으로부터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자정능력과 완충능력으로 오염을 이겨낼 수 있게 했지만, 그 용량을 넘어 오염을 시킴으로 그 기능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 그러면 더 이상 은혜를 누릴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는 70여 년 동안 잘 보전되어 있어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생태계의 보고다. 이같이 비무장지대가 야생 동식물들의 천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 사례를 보면서 환경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 얼마나 큰지, 은혜에 대한 책임이 얼마나 무겁고 소중한지를 깨달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손석일 목사 / 상일교회·환경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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