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기에 심각한 지구생태계

보시기에 심각한 지구생태계

[ 주간논단 ]

손석일 목사
2022년 10월 18일(화) 07:40
창조 이래 지금처럼 환경이 오염된 적은 없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태안 기름 유출 사고같이 굵직한 환경문제뿐 아니라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는 이제 일상이 되었고, 여름철마다 으레 들려오는 녹조와 적조현상, 그리고 해양쓰레기와 미세플라스틱 문제, 핵폐기물과 천연 방사능 물질인 라돈 문제, 수돗물의 악취와 부유물 사건, 환경호르몬과 유해 물질 등 환경문제의 다양성과 심각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북태평양에서 1997년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발견되었고, 그 크기는 해마다 커져서 현재는 남한 면적의 열다섯 배에 다다른다. 남태평양, 북대서양, 남대서양과 인도양에도 엄청난 크기의 쓰레기 섬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서 아름다웠던 무인도들도 이젠 파도에 밀려온 쓰레기들로 가득한 악취의 해변이 되고 있고 가라앉은 쓰레기로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처럼 현재 지구는 심각한 환경오염에 처해있다.

창세기에서 천지창조의 기사를 기록할 때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말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은 창조된 세상을 보시고 매우 기뻐하셨던 하나님의 마음을 강조하며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환경오염을 대할 때도 우리는 오염된 세상을 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아름답게 창조된 세상을 보시고 심히 기뻐하셨으니 갖가지 오염으로 파괴되고 있는 환경을 보면서는 심히 마음 아파하시고 슬퍼하실 것이 분명하다.

또 하나의 마음은 심한 안타까움일 것이다. 온 세상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는데, 그 선물을 우리가 망가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라는 말은 집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오이코스'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러니 지구생태계는 우리에게 아름답게 지어서 선물로 주신 집과 같은 것이다. 환경오염은 마치 귀한 것으로 가득 채워주신 아름다운 집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같이 어리석은 모습이니 보시기에 심히 안타깝고 속상해하실 것이 틀림없다.

환경오염은 지구생태계가 하나님이 처음에 만드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없게 할 뿐 아니라 사람과 환경에게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의 첫 번째 명령이었던 청지기의 사명을 그동안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땅을 정복하라고 하신 것은 피조 세계를 두려워하면서 우상으로 여기지 말고, 정복하여 잘 관리할 대상으로 여기라는 것이지 절대 땅을 파괴해도 좋다는 말이 아니다. 온 세상을 정복하여 그 피조 환경의 아름다움과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다음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줄 수 있도록 잘 보전하면서 개발하고 관리하라는 말씀이다.

환경의 파괴와 오염은 오직 인간만이 하고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이 다 받고 있다. 환경을 전공한 사람들이나 접할 만한 환경 분야의 거의 모든 문제가 다 우리 피부 가까이에까지 몰려와 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그것은 그동안 우리가 환경문제를 너무나 무관심하게 방치했기 때문이다. 믿는 우리가 이제 더 이상은 외면할 수 없고 미루어서도 안 된다. 청지기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해야 할 때이다. 청지기는 주인의 마음을 잘 알아야 하고 그 뜻대로 해야 한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피조 세계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깨닫고 그 뜻과 마음을 품고 세상을 잘 다스리는 선한 청지기들이 다 되어야 할 것이다.

손석일 목사 / 상일교회·환경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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