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곳, 갈릴리

다시 시작하는 곳, 갈릴리

[ 가정예배 ] 2022년 8월 26일 드리는 가정예배

김윤동 목사
2022년 08월 26일(금) 00:10
김윤동 목사
▶본문 : 요한복음 21장 1~14절

▶찬송 : 93장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을 갈릴리에서 만나신다. 예루살렘에서 돌아가셨는데 왜 굳이 먼 갈릴리에서 보자고 하셨을까? 이 말씀을 해석하려면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먼저는 예수님이 제자들의 배신 예고하시면서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 하신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갈릴리에서 만나는 것과 제자들의 배신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 무덤가에 있던 여인에게 천사는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주님이 갈릴리에서 만나자고 하셨음을 전한다. 특히 베드로를 따로 언급한다. 또 한 가지 기억할 것은 오늘 본문의 고기 잡는 장면이 주님이 베드로를 처음 부르실 때의 장면(눅5:1~11)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밤새 고기를 잡지 못하던 베드로에게 깊은 곳에 그물을 내리라고 하셨는데 순종한 베드로가 고기를 많이 잡았고, 자신의 죄인 됨을 깨닫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해서 제자가 된 장면이다.

이 둘을 종합해보면 갈릴리에서 만나자는 말씀은 주님의 제자들, 그중에서도 베드로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와 힘을 주려 하신 것임을 알 수 있다.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갈릴리는 늘 있던 곳, 늘 가던 곳이다. 이런 점에서 갈릴리는 일상(日常)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부활의 주님을 만나고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삶을 산다고 해서 전혀 다른 형태의 삶을 사는 게 아니다. 어제와 같은 직장에 출근하고, 어제와 같은 가족들과 함께 있고, 어제 만났던 사람들을 오늘 다시 만난다. 하지만 다른 것은 주님이 그 일상에 동행하심을 알고, 주님을 초대한다는 것이다. 주님은 똑같은 일상이지만 목표를 새롭게 하시고, 삶의 의미를 새롭게 하시고, 우리의 시선을 새롭게 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삶을 주신다. 신앙생활은 특별한 기적을 꿈꾸는 삶이 아니다. 도리어 평범해 보이는 우리의 일상에서 주님과 동행함으로 매일 새롭게 되는 삶이다.

호주의 선교학자 마이클 프로스트(Michael Frost)는 "나는 초자연적 차원과 그 권능을 믿는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차원만 추구하다 보면 잃는 것이 너무 많지 않을까 싶다 …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에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없는가? 부서지는 파도 속에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가? 갓 태어난 아기의 해맑은 눈동자 속에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가? … 친구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 그분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또한 맛있는 음식과 감미로운 대화에서 그분을 맛보지 않는가? 하나님의 나라는 이 세상 도처에서 확장되고 있다. 우리의 눈을 열어, 굉장한 사건을 주목하는 만큼 이른바 일상적인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매일 말씀 읽고 묵상하고, 매일 기도하고, 매주일 예배당에서 예배드리는 이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이 일상 속에 함께하시는 주님을 바라보자. 그렇게 할 때 우리의 일상은 기적과 새로움이 가득한 날들이 될 것이다.



오늘의기도

매일의 일상 속에서 여전히 일하시는 주님을 발견하게 하소서. 평범하게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하나님의 역사를 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윤동 목사/예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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