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희망한 10살 효은이, "남 도우며 살고 싶어요"

장기기증 희망한 10살 효은이, "남 도우며 살고 싶어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올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중 최연소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6월 24일(금) 08:04
초등학교 4학년, 올해 10살인 김효은 어린이가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했다.

효은이는 지난 4월 24일 가족과 함께 출석하는 이문동교회(김영만 목사 시무)에서 열린 생명나눔 예배에서 아버지와 함께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신청해 눈길을 끌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는 "효은이는 올해 장기기증본부를 통해 등록한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중 최연소 참여자가 됐다"면서 "효은이의 부모님까지 모두 장기기증 희망을 등록해 온 가족이 생명을 살리기 위해 나섰다"고 전했다.

효은이가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한 이유는 얼마전 천국에 가신 할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할아버께서 제게 '잘 살아야 한다'고 유언을 남기셨어요. 할아버지께서 '잘 산다는 건' 남을 도우면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고 하셨거든요."

효은이는 생명나눔예배를 위해 교회 로비에 세워진 캠페인 부스를 보자마자 할아버지와 나누었던 마지막 약속이 떠올랐다. 즉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고 싶어요"라고 뜻을 전했다.

당시 본부 직원들은 어린 학생의 당찬 결심이 기특했지만 만류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본인의 의사만으로 장기기증이 가능한 나이는 만 16세다. 이제 10살인 효은이는 스스로 장기기증을 희망할 수 없었다. 하지만 효은이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아버지까지 동행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마침 생명나눔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장기기증이야말로 하나님이 허락하신 소중한 생명이 다하는 날, 그리스도인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나눔이라는 생각했다"는 아버지 김민수 집사는 딸의 선택을 존중해 주기로 하고, 본인도 딸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9년 장기기증 희망을 등록한 어머니 천송이 집사도 "효은이가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마지막 숙제를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하며 지혜롭게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마음을 전했다.

전국 성경암송대회에서 1등을 할 만큼 성경읽기를 좋아한다는 효은이는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무서워하는 친구들에게 할말이 있단다.

"얘들아 장기기증은 생사람 잡는 무서운 게 아니니까 진정해!"

한편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2019년부터 서울시 및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명존중교육 프로그램 '모든 생명은 소중해'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육을 통해 그동안 1만 600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생명나눔의 가치를 배웠고, 올해도 68개교, 1만 300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이 교육에 참여한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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