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우크라 대사 집무실에 목회자 그림 걸려

주한 우크라 대사 집무실에 목회자 그림 걸려

최민준 목사의 '너희보다 먼저 우크라이나로 가리라'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대사 집무실에 걸려 화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6월 19일(일) 22:10
'너희보다 먼저 우크라이나로 가리라' 作: 최민준 목사


"한국의 최민준 작가님이 대사관에 멋진 그림을 기증해주셨습니다. 제 집무실 벽에 걸어놓고 조국을 떠올리겠습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점의 그림을 공개했다.

'너희보다 먼저 우크라이나로 가리라(I will go ahea of you into Ukraine)'는 제목의 이 그림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배경으로 예수님이 열두 제자들과 함께 우크라이나로 향해 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 대사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조국을 떠올리며 기도한다"면서 "한국분들의 지지에 감사한다"고 고백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 그림은 서울강동노회 공로목사 최민준 화백의 작품이다. 최민준 목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막 시작되자마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해 기도했다"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힘을 전하고 싶어서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는 성경 말씀에 영감을 받은 이 그림은 주님을 필요로 하는 곳, 구원해야 할 우크라이나로 이미 가셔서 예비하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 목사는 " 주님은 결코 주님을 믿는 백성들을 어둠 속에 그대로 방치해 두시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림을 기증받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은 대사의 요청으로 최민준 목사를 수소문했다.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순수한 마음만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에 최 목사가 일체의 연락처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뒤에 그저 그림이 잘 보관되고 있는지만 확인하고 싶었던 최 목사는 "그제서야 대사관에서 나를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수많은 그림 중에서 내 그림을 '콕'집어서 집무실에 걸어두고, 조국을 위해 기도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진심이 통한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사관 측에 따르면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대사가 그림을 보자마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조국에 힘이 될 것 같다면서 집무실 바로 정면에 걸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최민준 목사는 홍익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장신대 신학대학원(79기)과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목회자이자 화백으로, 조각가로, 설치작가로 다양한 예술활동을 펼쳐온 최 목사는 복음의 가치에 문화와 예술을 접목한 목회를 실천하며 기독교 복음을 전하는 데 앞장서왔다.

한편 최 목사는 지난 4월 장신대 개교 121주년을 기념해 마펫관 1층에서 '일어나라 함께가자'를 주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평화를 기원하는 초대전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장신대 교직원과 학생들은 최민준 목사의 그림을 부활절 카드로 만들어 나누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한국교회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빠른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는 최 목사는 "은퇴목사로 경제적인 어려움은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면서 전시회에서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한편 최민준 목사는 현재 수원성교회(안광수 목사)에서 오는 7월까지 전시회를 진행한다.

최은숙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