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운동

천사운동

[ 목양칼럼 ]

배덕환 목사
2022년 06월 15일(수) 08:15
우리 교회는 창립기념일을 맞이하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취지에서 창립기념주일에 생일파티하고 교우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며 교회에 헌금하게 하는 대신, '천사헌금'을 하여 연약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말 그대로 다른 이들에게 천사가 되어주자는 것이다.

용인영락교회에 부임하고 2017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 6번째 천사운동을 진행하게 된다. 사실 천사운동은 전에 부교역자로 있던 교회의 담임목사님으로부터 배운 것이다. 6년 동안 지켜보면서 너무 감동이 되어 담임목회를 시작하자마자 시행하게 되었다. 감사한 것은 당회원과 모든 성도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동참해 주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희귀병에 걸린 아이를 돕고, 아프리카 난민을 돕는 기관을 섬기고, 코로나 시기에는 용인 지역의 어려운 교회에 월세를 지원하며 많은 감동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에 특별한 감동이 있었다. 인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한 선교사님의 남은 가족을 섬겼고,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되는 고아원 아이들을 섬기는 프렌즈교회를 도왔다.

보통 어른은 최소한 1만원 이상, 학생들은 3000원 이상 마음을 모아 천사헌금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의외의 곳에서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신 것을 볼 수 있었다. 2주간에 걸친 천사헌금이 끝나 재정부에서 천사헌금을 계수한 후 봉투를 가져왔는데, 그 봉투에 '천사헌금 무명 5인 100만 원'이라고 적혀있었다. 다섯 명이 이름을 밝히지 않고 100만 원을 모아 천사헌금을 했다는 것이다.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기에 재정 담당하는 분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었다. 한 권사님이 교회 밖 사람들과 모임이 있는데, 그분들에게 이번에 우리 교회가 이런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분들이 천사헌금의 취지를 듣고, 본인들은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이런 선한 일에 동참하고 싶다며, 5명이 100만 원을 모아 천사헌금에 동참하게 되었던 것이다.

또 한 사례가 있다. 한 집사님이 주변에 교제하는 두 사람에게 천사헌금 이야기를 했는데 한 분은 교회에 다니지 않았다.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분인데 자신이 천사헌금 대신 그분들에게 식료품을 공급해 주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물어왔다. 그 동안은 우리 교회 성도들만 참여했는데, 이제 지역 사회의 믿지 않는 사람에게도 알려져 교회 울타리 밖에서도 천사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게 우리 교회 규모에서는 쉽지 않은 약 2400만 원이 모금되었다. 첫 해 773만 원의 천사헌금이 6년이 지나면서 2400만 원 규모로 성장했다. 성도들의 생각이 크고 넓어졌다. 맞물려 교회가 코로나 상황에서도 건강하게 성장하고 예산도 이전보다 더 풍족해졌다. 무엇보다 다른 교회를 섬기는 일에 인색하지 않은 교회가 되었다. 천사운동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세우시고 복 주시는 것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교회, 담임목사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평범한 교회가 한 일이다. 그러나 이 작은 꿈틀거림이 성도들의 영혼에 생기를 주고, 우리 교회가 속한 용인 지역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마음을 이식하여,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데 한 알의 밀알로 쓰이길 소망하며 기도한다.



배덕환 목사 / 용인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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