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 겨울옷 입고 피난...이젠 여름 날씨"

"우크라서 겨울옷 입고 피난...이젠 여름 날씨"

총회, 한국교회에 우크라이나선교사들 위한 세심한 관심 요청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4월 22일(금) 07:26
지난 19일 총회 사무총장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최상호 선교사에 기타를 전달하고 있는 김보현 사무총장.
지난 3월 총회창립100주년 기념관 2층 카페에 모인 선교사들.
한국으로 피신을 나온 우크라이나 선교사의 한국 체류가 장기화되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현지선교사회에 1500만 원을 긴급 지원했다. 그러나 이날 지원금 전달식 후 가진 간담회에서는 선교사들이 우크라이나를 나올 때 급하게 나오느라, 혹은 곧 돌아갈 것으로 생각해 별다른 짐을 챙기지 않아 한국에서의 생활에 여러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단, 이날 낮 기온이 22도에 달하는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이 입고 있는 옷들은 겨울옷들이 많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월 24일이었으니 그 전에 한국으로 피난 온 선교사들은 겨울옷 몇 벌만 간신히 챙겼기 때문에 더워지는 날씨에 맞는 옷이 없는 상태였다.

선교사들은 "주변에서 옷가지를 챙겨주는 지인들이 있는 경우도 있어 감사하게 받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취향에 맞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자신의 경험담들을 토로했다.

다행인 것은 선교사들이 귀국하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거주 문제인데 선교사들은 후원교회의 선교관에서 장기 투숙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받거나 가족 집에 머물고 있어 특별한 어려움은 없는 상태인 점. 다만 한국 체류가 길어지면서 각 가정마다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시급해졌다.

임광택·홍재현 선교사의 가정에는 고등학교 1학년 자녀의 교육문제가 큰 고민 중 하나다. 전쟁 전부터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전기도 한시간에 한번씩 끊겨 제대로 학습을 할 수가 없었고,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도 학교가 정상화될 수 있을 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대학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자녀가 영어를 사용하는 크리스찬 기숙학교에 가고 싶은데 진학에 대한 정보를 줄 사람이나 진학상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한 상황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의 학업도 걱정이라 자녀들의 학업을 보충해주고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은용·홍윤주 선교사의 자녀인 송해건 씨(34살)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영어 교사로 재직 중이었으나 이제는 한국에서 직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건 씨는 전쟁이 당장 끝나도 우크라이나가 폐허가 되어버려 교사 일을 다시 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 적어도 몇 년간은 한국에서 머물며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박종인·변정애 선교사 자녀의 경우는 검정고시를 보기로 결정했다고. 박 선교사도 자녀의 공부를 도와줄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최상호·김은주 선교사의 경우는 기타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최 선교사가 기타리스트급 실력을 갖고 우크라이나에서 찬양인도와 버스킹을 했었는데 오랫동안 연습을 하지 못해 실력저하를 걱정했던 것. 이 소식을 접한 도농사회처 오상열 총무는 염산교회 김종인 목사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하고 도움을 요청, 염산교회의 한 장로의 후원으로 새 기타를 공수해 19일 오전 최 선교사에게 전달했다.

선교사들은 "우크라이나를 나올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랜 기간 머물게 될 줄은 몰랐다"며, "필요한 물건이 생기면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구입을 해야 되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토로했다.

19일 선교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김보현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선교에 대한 정책도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라며, "총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선교사들과의 소통 및 필요한 지원들을 해나갈 예정이며, 그러한 차원에서 사무실 설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다문화선교처 홍경환 총무는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가 우크라이나 선교사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가져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또한 우크라이나는 아니지만 비자발적 철수를 경험한 동북아 및 인도 선교사 등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어려움을 겪은 선교사들도 많아 한국교회가 교단 파송 선교사들에게 늘 관심과 기도로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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