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를 알아야 MZ세대가 보인다

'스우파'를 알아야 MZ세대가 보인다

문화선교연구원 2021 문화포럼 '2021 대중문화 키워드로 살펴보는 대중의 열망과 한국교회의 과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12월 05일(일) 22:41
코로나 19로 MZ세대(1980~2000년대생)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스우파'를 통해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어떻게 변화를 맞이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배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스우파'를 모르면 '요즘 사람들'이 아니란 말이 나올만큼 온 국민이 '스우파 앓이'에 빠졌다. 스우파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줄임말로 케이블채널 엠넷에서 방영한 여성 댄스 배틀 프로그램이다. K-댄스 열풍의 중심에 있는 MZ세대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신드롬을 몰고온 '스우파'는 방영 내내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예능 부문 1위를 차지했고 Mnet TV 공식 유튜브 채널 계정을 통해 게재된 영상 누적 조회수는 3억 6000만 뷰를 넘어섰다. 종영한지 한달이 넘었지만 '스우파' 크루들은 각종 무대와 방송, 광고, 패션계까지 섭렵하며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2일 문화선교연구원(원장:백광훈)이 주최한 2021 문화포럼에서 성 현 목사(필름포럼 대표·창조의정원교회 담임)는 '스우파, MZ세대 그리고 한국교회'를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스우파의 무대를 보고 청년이 한 가지 일에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데에서 오는 역동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면서 "과연 한국교회는 이러한 MZ세대가 가진 가능성과 힘을 담아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자문했다.

성 현 목사는 "스우파의 성공은 우연이라기보다 그동안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쌓인 경험이 시대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안목과 만나면서 빛을 발하게 된 것"이라면서 "교회는 이러한 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권장하기보다는 검증된 프로그램을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으며, "또 중·장년층 중심의 교회 문화가 MZ세대에게 더욱 교회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어렵게 만들고 MZ세대와 소통하며 그들의 역량을 이끌어낼 멘토나 리더도 부재하기 때문에 MZ세대와 교회와의 관계가 갈수록 접점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마이너리티'로 치부됐던 여성 백댄서들이 제대로 평가받고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기회'에 있다.

성 현 목사는 "스우파는 백업 댄서라는 기존의 프레임에 의해 철저히 보조적 역할에 머물러야 했던 실력자들에게 기획 단계에서 선택적으로 기회를 준 것"이라면서 "이러한 기획이 선행되지 않았다면 대중은 늘 익숙한 대로 가수 중심의 무대에 백업 댄서로만 이들을 인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우파 최정남 피디는 인터뷰를 통해 "하루 8~9시간, 길게는 한달씩 연습을 하는 댄서들을 보면서 이렇게 치열한 것에 비해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꼈다"면서 "무대의 조명은 언제나 가수를 비추지 댄서들을 비추지는 않기 때문이다. 댄서들의 진정성을 믿고 그들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한 바 있다.

한국교회가 단순히 일회성 행사의 담당자가 아닌, 공동체 일원으로서 MZ세대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다. "경연 후반부, 크루들이 백업했던 가수들이 댄서들을 노래로 백업하는 무대는 그간 가수에게만 집중됐던 무대로 관객이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경험이 편중됐었음을 인식하게 했다"는 성 목사는 "대중은 기회의 공정이 무엇인지 경험했으며 개인의 능력 이전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조직과 사회, 그리고 국가가 해야 하는 공공의 영역이 있음을 체감적으로 학습하게 됐다"면서 "이제 한국교회가 MZ세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변화를 이루어 갈 때임을 자각하고, 세상이 그 주도권을 기꺼이 MZ세대에 내주었듯이 한국교회가 응답해야 할 차례"라고 요구했다.

한편 '2021 대중문화 키워드로 살펴보는 대중의 열망과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날 문화포럼에서 문화선교연구원은 올해 대중문화 키워드로 K-콘텐츠, ESG 감수성, 스트릿우먼파이터를 꼽았다. 이날 백광훈 목사는 'ESG, 대중의 감수성으로 자리하다'를 통해 한국교회가 복음이 지닌 ESG적 감수성을 겸비하고 실천해 나갈 것을 당부했으며 윤영훈 교수(성결대)는 'ESG, 대중의 감수성으로 자리하다'를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가 K콘텐츠를 활용해 복음을 효율적으로 소통해야 할 과제를 제언했다.
최은숙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