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의사결정에 빠지면 교회 미래는 막막

청년들, 의사결정에 빠지면 교회 미래는 막막

총회문화법인 '문화목회를 디자인하다'발간
코로나 19 이후 성도들의 신앙문화 인식 변화 연구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11월 26일(금) 17:48
연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안도헌 목사.
"최근 교회 청년부, 대학부 설문조사가 있었는데 (중략) 청년들의 의식은 교회가 자신들을 도구화한다는 것이었어요. 동반자가 아니라. 결과에 어른들이 다 놀랐습니다. 청년입장에서는 그게 솔직한 표현인데, 어른들이 솔직함에 대해 용기 있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요."

청소년 때부터 교회에서 임원과 찬양팀으로 봉사하고 청년이 되면 교사와 찬양대로 교회의 중요한 봉사를 많이 하지만,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인 공동의회-제직회-당회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는 한국교회의 현실 속에서 교회 청년들은 자신들이 교회의 운영을 위한 도구가 아니었는지 느끼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문화법인(이사장:손신철, 사무총장:손은희)은 지난 11월 25일 '2022를 준비하는 문화목회 플랫폼'을 개최하고, '코로나 19 이후 성도들의 신앙 문화 인식 변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이후 성도들의 신앙문화(의식)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분석하고 향후 교회의 문화목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초점집단면담(FGI)을 적용해 진행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많은 교회의 청년들은 10대 때부터 교회에서 봉사를 시작하고 청년이 되면 교회의 여러부서에서 봉사하지만 교회의 주요한 의사결정 구조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에 자포자기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연구 결과를 발표한 안도헌 목사는 "장로제가 감독제와는 다르게 대의제도를 표방한 만큼 교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특히 1990년대 이후 출생한 현재의 청년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자신들이 결정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만큼 이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나누고 조율할 수 있는제도로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예배와 모임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연구 참여자들은 인터뷰에서 온라인 예배에 참석할 때의 옷차림이나 자세 등에서 오는 고민과 반성의 문제 의식, 그 안에서 느끼는 피로감을 호소하며 온라인 예배의 지침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대면예배와 오프라인 모임만으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목회를 기획할 수 없는 상황인만큼 온라인 예배와 모임을 위한 보다 자세하고 세심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총회문화법인이 지난 11월 20일 발간한 문화목회 연구도서의 마지막 시리즈 '문화목회를 디자인하다:문화목회와 문화예술'(대한기독교서회)에 자세하게 수록됐다.

총회문화법인은 문화목회의 정의와 신학적인 개념정립을 다룬 이론서 '문화목회를 말한다'와 문화목회의 실천적 방법과 매뉴얼을 담은 '문화목회를 그리다:문화목회매뉴얼'를 발간한 바 있다. '문화목회를 디자인하다'는 그간 목회현장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기능적 측면으로 제한한 것에서 나아가, 문화예술이 삶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문화예술을 통해 교회와 성도와 지역사회가 함께 아름다움을 이뤄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지향점 등을 담았다.

손은희 사무총장은 "종교와 문화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성도들의 문화 속에 복음이 없다면 그리스도의 문화가 아닐 것이며, 복음이 있다 하여도 문화의 형식을 띠지 않는다면 시대의 변화 속에서 소통하지 못한 채로 고립될 것"이라면서 "본서에는 성도의 삶 속에 문화예술이라는 소통의 언어를 목회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향과 실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최은숙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