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나눠야 마음을 보듬죠"

"밥을 나눠야 마음을 보듬죠"

마을사람들, '밥 바라 밥'이벤트로 도움 필요한 1인가구 살펴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9월 04일(토) 20:52
"밥 한번 제대로 드시지요?"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아무래도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많다. '귀찮아서'일수도 있고 경제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사람을 돋우는 '마을사람들'대표 김주선 목사가 이유불문 식사를 거르는 1인 가족 100여 명에게 '밥'을 쏜다. 취준생, 대(휴)학생, 무직 장년층, 기러기 아빠, 65세 이상 어르신 등 1인 가족 100명에게 12끼의 식사를 대접하는 '밥 바라 밥'이벤트다. 신청자에게는 이모티콘으로 12개의 도시락 쿠폰이 전달된다.

김 대표는 "성별 나이 거주형태 다 필요 없다"면서 "그냥 한달에 몇번 씩 지갑보면서 밥 값 걱정하시는 분들이 신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신 200자 정도의 자기소개서는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신청자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기 위해서다. '밥'을 나누며 '마음'을 보듬는 사역이 바로 '밥 바라 밥'인 셈이다.

김 대표는 "자기소개서로 신청자의 상황을 알 수 있다"면서 "실제로 싱글맘이 홀로 자녀를 키우다가 우울증으로 힘들어 할 때 지역의 여성공동체를 연계하기도 하고,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상담자를 연결하며 그들에게 다시 희망을 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밥 바라 밥'사역은 단순한 먹거리 나눔이 아닌 힘들 이웃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하기 위한 희망의 메시지다. 실제로 이번 이벤트에는 '아버지'들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가장들이 가족들과 떨어져 타지에서 홀로 거주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들이 있지만 이들의 깊은 상심을 엿볼 수 있다" 는 김 대표는 "생명을 살리는 일에 교회가 관심을 갖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면서 관심을 당부했다.

'밥 바라 밥'은 '엄마의 밥상'을 부제로 한다. 상반기 한차례 '밥 바라 밥'을 진행한 김 대표는 "밥을 굶는 청년들이 37%가 넘는다는 기사를 봤고, 엄마들이 가만 있을 수 없어 '엄마의 밥상'으로 이벤트를 했다"면서 당시 100명을 목표로 했는데, 더 많은 청년들이 신청 했고 다행히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신청자 전원에게 도시락을 전달할 수 있었다. '밥 바라 밥'외에도 '피자 받고 어깨를 피자', '엄마 말씀하시길 과일, 야채 좀 먹어라' 등의 이벤트를 통해 1인 가정에게 피자와 야채쥬스를 나눴다.

'마을사람들'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마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마음을 모은 공동체다. 김 대표는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내 옆에 있는 사람이 행복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뭉쳤다"면서 "아주 작은 도움으로도 얼마든지 일어설 수 있는 사람들이 그 작은 도움에 쓰러지는 경우를 여러번 목격했기에 작은 어깨라도 내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사역을 하고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최은숙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