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장의 힘

사진 한장의 힘

[ 포토에세이 ] 시티솔레(City Soleil) : 어둠 속의 작은 빛

홍우림 작가
2021년 09월 01일(수) 10:00
사진 한 장의 숨겨있는 힘이 있다는 나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IPA 공모전은 전 세계 120개국에서 총 1만 3000여명의 작가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제출한다. 그 중 아이티의 작은 고아원 아이의 한 장의 사진이 세계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선교지에서 본 작은 한줄기 빛이 만들어낸 기적과도 같았다. 단순히 운이 좋았던 걸까? 아니면 정말 이 이야기들에 힘이 있을까? 나는 다시 미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다듬고 적극적으로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야 하지?' 나는 지난 2년 동안 내가 본 것들을 그들도 조금이나마 보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랬다. 하지만 단순히 가난과 어려운 현실에 고통 받는 모습을 그럴 듯 하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도리어 나는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 그들과 했던 행복하고 소중한 순간들, 고통 받는 현실보다는 내일의 희망 내일의 미래가 나에게는 더 큰 관심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것은 다음세대의 아이들이었다. 이 땅의 현실을 계속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교육이 작은 희망이었다. 감사하게도 내 카메라 속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배움의 열정을 잃지 않았던 이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조용한 교실에서 학생 한명을 포기하지 않고 가르치는 스승과 제자. 쓰레기 마을 속 빈 교실에서 홀로 공부하는 아이. 칠판에 열심히 필기를 하다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던 조지아나. 이 모든 것이 소중한 순간이었고 부디 이 이야기들의 진심이 세상에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리고 그 진심은 더 놀라운 결과로 돌아왔다. 이 스토리들은 뉴욕, 파리, 도쿄, 모스코, 부다페스트 등의 세계의 권위 있는 공모전에서 올해의 작가, 포트폴리오, 인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50여 개의 상을 받게 된 것이다. 어둠 속의 작은 한줄기 빛은 그렇게 조금씩 퍼져나갔다.



홍우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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