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원과 포도나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포도원과 포도나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 성지의식물 ] 이강근 목사 23. 가나안 땅의 포도(2)

이강근 목사
2021년 07월 06일(화) 08:40
그리심산의 광대한 포도밭.
6월의 '보세르'라 불리우는 어린 포도송이.
그리심산에 심겨진 수만 평의 포도밭을 방문했다. 역시 가나안 땅 답다는 생각이 든다. 성지의 포도는 산지 골짜기 평야 심지어 네게브 광야에서도 대단위적으로 재배된다. 땅의 크기를 비교해 볼 때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포도가 재배되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같은 땅에 사는 포도주를 마시지 않는 팔레스타인 무슬림들도 대단위적으로 포도를 재배해 유대인들에게 밭 떼기로 팔아 넘기곤 한다. 유대인들의 포도재배는 가히 폭발적이다.

그리심산 포도밭 입구에 예케브(와이너리) 하르그리짐(그리심산)이란 푯말이 붙어있다. 그리심산의 예케브(포도주틀, 와이너리)란 뜻이다. 이스라엘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와이너리다. 한국인이 포도밭에 관심을 갖자 포도밭 주인 야콥 씨가 신이난 듯 포도송이를 가리키며 말한다. 이것이 바로 '보세르'다.

"포도는 원래 향이 없다. 그런데 유일하게 꽃에서만 향이 있다. 향나는 포도 꽃을 '쎄마다르'라 지칭한다. 그리고 꽃이 지고 바로 열매 맺혀 신맛이 나고 익어가는 이 어린 포도열매를 '보세르'라고 부른다. 지금 '보세르'가 한창인 때다. 두 달 후에는 알알이 영근 포도를 수확한다."

대선지자 세 명은 하나같이 이 보세르를 언급한다. 이사야는 "추수하기 전에 꽃이 떨어지고 포도가 맺혀 익어갈 때에…"(사18:5). 이것을 에스겔은 신포도라고 언급한다. "너희가 이스라엘 땅에 관한 속담에 이르기를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겔18:2). 예레미야는 이를 죄악이라고 표현한다. "신 포도를 먹는 자마다 그의 이가 신 것 같이 누구나 자기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죽으리라"(렘31:30). 모두가 포도하면 맛있고 좋은 포도만을 생각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죄악을 지적하기 위해 이 어린 신 포도열매(보세르)를 언급하신다.

포도농장주 야곱 씨가 포도에 관한 이름을 이렇게 열거해 준다. 성경에는 포도의 성장과정마다 의미가 부여된 포도에 관한 이름이 있는데, 우선 포도를 '게펜'이라 부른다. 그리고 딱 얼마간만 피게 되는 포도꽃을 '쎄마다르' 그리고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힌 작은 포도를 '보세르' 그리고 잘 익은 포도송이가 '에쉬콜'이라 한다. 바로 정탐꾼이 포도를 취해 가져온 장소가 에스골(에쉬콜) 즉 '잘 익은 포도송이'란 뜻의 골짜기였다.

유대인들은 포도즙을 만든 직후의 알코올 없는 주스를 '티로쉬'라 부른다. 주로 안식일용이다. 지금도 상점에서 티로쉬를 판매한다. 발효되고 숙성되어 알코올이 포함된 포도주를 '야인'이라 부른다. 예수님의 말씀 중에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라는 구절이 있다.(막2:18-22). 새 포도주란 막 즙을 낸 포도주스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 발효되어 부풀어 오른다. 이를 감안해 새 포도주는 보다 질기고 단단한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 욥기서의 엘리후도 이런 말을 한다. "보라 내 배는 봉한 포도주 통 같고 터지게 된 새 가죽 부대 같구나"(욥32:19).

성경에는 연회라는 용어가 23회나 언급되었다. 우리말로 잔치란 뜻이다. 연회의 히브리어 원어는 '미쉬케'라고 하는데 바로 '마시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마신다는 것은 바로 포도주다. 포도주를 마신다는 것은 즐거움과 기쁨의 상징이다.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식탁에는 꼭 포도주가 올라온다. 전도서에는 10장 19절에 "포도주는 삶을 기쁘게하는…", 시편 104장 15절에는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포도주와…"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심산의 포도원 야콥 씨는 말한다 "이 포도원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포도밭이다. 좋은 포도가 맺혀야 하나님이 기뻐하신다. 그래서 열심히 가꾼다." 맞다. 이 말씀에서 다시 예수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요15:5). 포도원은 하나님과 백성간의 관계를 말해주는 교훈이 새겨진 현장이다.
이스라엘 관광성 마크.

오늘날 성경의 땅을 찾아오는 모든 순례객들은 성지의 포도송이를 본다. 이스라엘 관광성 마크다.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온 정탐꾼들이 메고 온 포도송이다. 하나님이 주인 되시고 가꾸시는 가나안 땅의 풍요와 기쁨의 상징이다. 성지에서 우리는 좋은 포도열매가 되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성도의 삶을 마음에 되새겨야 한다.





이강근 목사 / 이스라엘 유대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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