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퍼 33년, "나눔·섬김엔 조건도 목적도 없다"

밥퍼 33년, "나눔·섬김엔 조건도 목적도 없다"

밥퍼 최일도 목사, 진정한 나눔의 메시지 담은 '러브스토리' 펴내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6월 10일(목) 17:05
최일도 목사와 아내 김연수 시인.
'밥퍼'목사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가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책 '밥퍼목사 최일도의 러브스토리'(킹덤북스)를 펴냈다.

지난 9일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만난 최일도 목사는 "이 책은 개인 이야기라기보다 함께 동역해 온 다일공동체 가족들의 사명과 헌신, 그리고 33년을 묵묵히 참사랑의 나눔과 섬김, 실천해 준 많은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낸 감사의 기록이자 기적의 역사"라고 소개했다.

이번 '러브스토리'는 '칠년을 하루같이' 이후 8년 만이고, 지금은 밀리언셀러가 된 '밥 짓는 시인 퍼 주는 사랑'(동아일보사 펴냄, 이하 밥퍼) 이후 26년 만에 독자들과 만나는 책이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된 '밥퍼'의 속편 격인 이번 '러브스토리'에는 '밥퍼'에 담지 못했던 인간 최일도의 삶과 청량리 도시빈민선교로 부르신 하나님의 음성과 현실적인 고민, 수녀였던 아내와의 눈물로 써 내려간 사랑이야기를 비롯해 33년간 이어 온 '밥퍼나눔운동본부'와 한국 기독교 최초의 무료병원 '다일천사병원'등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최 목사는 "'밥퍼'의 주어가 '나'였고 휴머니티를 바탕으로 했다면 이번 '러브스토리'의 주어는'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고백"이라면서 "지난 30년 기쁘고 슬프고 괴로웠던 모든 일들이 전부 하나님의 은총임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유학을 포기하고 빈민들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도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서 "사역을 시작하고 5년만에 청량리를 떠났을 때 하나님께서 '일도야, 일도에게 가라'는 분명한 음성을 주셨고 바로 그 날, '밥퍼'의 기적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청량리 쌍굴다리에서 시작된 '밥퍼'사역은 현재 국내외 11개국 21개 분원에서 '다일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밥퍼, 빵퍼, 꿈퍼로 각 현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 목사는 "가장 낮은 곳에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일구어낸 이 사역이 희망의 노래를 만들고, 그 노래가 시가 되고 간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면서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의 묘약이 되고 강력한 백신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최 목사는 코로나19로 교회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교회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상황에 대해 "교회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전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며 복음화에 앞장섰지만 열매가 없고 오히려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나눔과 섬김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수단과 방법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지역사회에 대한 섬김이 교회부흥과 성장의 목적이 되면 안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최 목사는 "나눔의 시작과 동기는 한 영혼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섬기는 것이지, '예수를 믿어야만'하는 조건을 달아서는 안된다"고 전하며,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억울한 것이다. 우리는 그저 삶을 복음으로 채워나가면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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