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당신을 기대하십니다"

"주님은 당신을 기대하십니다"

[ 목양칼럼 ]

김후식 목사
2021년 01월 01일(금) 09:17
같은 시간일지라도 이맘때의 시간은 예사롭지 않다. 때론 한 해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 또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불안하거나 초조해지기도 한다.

우리 교회는 그 해의 목회 모토와 함께 매달의 캠페인을 하고 있다. 그 달의 중점 사역이나 시기적으로 필요한 것을 주제로 정하고, 짧은 구호를 만들어 공동체가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1월은 '축복의 달'이며 캠페인은 '축복은 성도의 행복입니다', 2월은 '교육의 달'이며 캠페인은 '교육은 교회의 내일입니다', 3월은 '기도의 달'이며 캠페인은 '기도는 성도의 호흡입니다'와 같은 형식이다. 그리고 캠페인에 적당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그 달의 사역을 진행하게 된다.

이렇게 하는 까닭은, 자칫 내면적이거나 의미론에 치우쳐 추상적이기 쉬운 신앙을 좀 더 실제화 하도록 격려하고 도전하는 데 있다. 즉 내면적 신앙을 곧 생활 속에서 구현해 내는 '신앙생활'이 되게 하고자 함이다. 그래서 매달 월삭기도회 때부터 캠페인 구호를 함께 외치고 기도하며, 예배 광고시간이나 기회가 닿는 데로 교인들에게 그 달의 캠페인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렇게 매달 캠페인을 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목회자로서 자기 진단을 위한 목적도 있다. 목회자의 시간은 얼마나 빠른지 한 주일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 그렇게 몇 번 눈 깜짝하다 보면 1년 52주도 한순간처럼 지나가 버리고, 잠깐 한눈 판 사이에 훌쩍 시간은 가버리고 만다. 그래서 좀 더 가시적인 어떤 목표를 정하여 수시로 점검하지 않으면 정말 어영부영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구체적인 목표와 그에 따른 캠페인을 하는 것은 자신의 목회의 현장과 실태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지난 12월의 주제는 '결실의 달'이고, 캠페인은 '주님은 당신을 기대하십니다'였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 무엇을 결실하였는지를 돌아보며, 또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면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에 좀 더 마음을 쏟자는 의미의 캠페인이었다. 그런데 '주님은 당신을 기대하십니다'라고 구호를 외치는 순간 마음 한구석에서 턱 걸리는 듯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기대해온 바의 주체가 과연 누구였던가?' 어쩌면 출발부터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과연 누구의 기대에 부응하려는가?' '주님의 기대가 아니라 자신의 기대를 바란 것이 아닐까?'

연말연시, 여느 때와 다른 마음은 무엇 때문일까? 그 불안과 초조는 무엇 때문인가? '나의 기대와 우려 때문인가, 주님의 기대와 우려 때문인가?' 올해도 계속되어야 할 캠페인은, 자신의 기대가 아니라 주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의 기대가 아니라 주님의 기대, 사람의 만족이 아니라 주님의 만족, 사람의 칭찬이 아니라 주님의 칭찬을 받는 새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후식 목사/신림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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