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람으로 양육하기

하나님의 사람으로 양육하기

[ 미션이상무! ]

김은경 목사
2024년 09월 25일(수) 21:36
필자는 현재 육아휴직 중에 있다. 결혼 후 두 자녀를 출산하고 밤낮 할 것 없이 아기를 키우고 있다. 결혼 전에는 아기를 키우는 것이 그저 쉽게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밤 2시간마다 일어나서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돌봐야 하는 현실을 경험하니 아기를 키우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얼마나 고되고 어려운지, 그러나 얼마나 복되고 귀한 일인지 분명히 깨닫게 됐다.

이처럼 '사람'을 키워내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귀한 일인데 '하나님의 사람'을 키워낸다는 것은 얼마나 더 어려우면서도 고귀한 일일까.

필자가 해안 경계를 맡는 부대에서 사역할 때, 한 중대장이 내 사무실에 찾아와서 중대원들의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중대장이 갑자기 본인의 이야기를 꺼냈다. "목사님, 저도 원래는 교회를 다녔습니다." 이 중대장의 종교가 천주교로 알고 있었는데 원래는 교회를 다녔다고 하니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어떻게 종교를 바꾸게 되었는지 물었더니 중대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사관학교 생도 시절 때, 교회에 가면 초코파이 두 개와 음료수를 하나 주는 겁니다. 그런데 천주교에 가니 초코파이 두 개와 음료수를 무제한으로 주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부터 천주교로 갔습니다.(하하하)"

음료 몇 잔 때문에 젊은 청년이 천주교로 떠났다. 누군가는 무슨 저런 이유로 개종하겠냐며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 이야기이다. 너무나도 단순한 이유 같지만 사관 생도는 학과교육과 군사교육, 고된 군사훈련까지 받아야 하기에 몸과 마음이 가장 피곤하고 힘든 시기이다. 이 가장 힘든 시기에 육의 양식을 더 배부르게 채워주는 곳으로 가고 싶지 않았겠는가.

또 한번은 군종병이 새로운 병사를 전도해 왔다. 그 병사는 매우 열심히 교회에 나왔다. 그래서 당연히 입대 전에 교회를 열심히 다녔겠거니 생각하고 언제부터 교회에 다녔는지 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처음 교회에 와봤다고 했다. 많은 병사들이 초등학교 때 한 번쯤은 교회에 가봤다고 하는데 이 병사는 단 한 번도 교회에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동안 왜 한 번도 교회에 가보지 않았는지 다소 엉뚱한 질문을 했더니 그 병사가 이렇게 대답했다. "제게 교회에 가자고 말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이 병사가 20대 청년이 될 때까지 어느 누구도 그에게 교회에 가보자고, 복음을 전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감사하게 군인교회를 접하고, 세례도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우리 60만 장병 중에는 불철주야 국토방위에 힘쓰면서도 철저히 신앙생활 하며 믿음을 지키고 있는 장병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더 풍성한 육의 양식을 찾아 하나님을 떠난 이들도 있고,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도 있으며, 단 한 번도 복음을 듣지 못한 이들도 있다. 그렇기에 군종목사와 군선교사가 장병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의 사람을 키워내는 일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모른다.

필자는 비록 육아휴직 중에 있지만 지금의 이 고된 자녀양육을 통해 온전히 사랑하고 대가 없이 희생하는 어머니들의 마음과 태도를 날마다 겸비하고 성장하여 복직 후에 만날 장병들을 어머니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키워내리라 다짐해 본다.

김은경 목사 / 8여단 군종장교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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