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들의 예배를 받으시는 하나님

약한 자들의 예배를 받으시는 하나님

[ 목양칼럼 ]

공진수 목사
2020년 12월 18일(금) 12:59
2011년부터 3년 동안 정신질환자 환우들의 예배와 영적 성장, 치료와 회복을 돕는 '한마음 공동체' 사역을 담당하였다. 예배에 참여하는 환자들의 증상은 주로 우울증, 정신분열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틱장애, 성격장애의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었다. 이들을 돌보는 사역자들과 스텝들 역시 대학원에서 상담을 전공한 전문 상담사, 정신과 의사, 놀이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사회 전문 영역에서 정신질환자들을 대한 경험이 많으신 헌신적인 분들과 환자들의 가족분들로 이루어져 있다.2013년 여름, 이 환우들과 가족들을 데리고 태국 방콕으로 약 60여 명의 환우와 가족들, 그리고 스텝이 함께 아웃리치를 떠났다. 대부분 환우와 가족들은 처음 비행기를 타보고, 처음 해외여행을 해 보는 것이었기에 무사히 비행기 타고 3박 4일 안전하게 잘 다녀오는 것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다. 교회에서는 환우들이 장시간 비행기를 탈 경우 발작이나 이상 증세를 보일까 염려하면서도, 다행히 조심스럽게 허락해 주셨다. 정신질환자 수 십 명을 태우고 비행기가 이륙하였다. 다행히 한 사람의 환우도 아무런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고 모두가 무사히 태국 땅에 도착하였다. 환우와 가족들 모두 처음 타보는 비행기, 그리고 처음 접하는 낯선 외국의 문화와 풍경에 신기해했고 행복해했다. 선교사님을 만나 여러 사역지와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을 보내던 중, 주일이 되어, 호텔의 컨벤션 홀을 빌려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낯선 땅 태국에서, 대부분이 처음 와 보는 해외 사역지에서 맞이하는 주일 첫 예배였다.

예배팀이 첫 찬양을 시작하는데,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뭉클함이 올라오더니 내 눈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그리고 찬양하는 내내 줄줄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상했다. 난 눈물이 많지 않은 사람인데, 왜 눈물이 이토록 흐를까? 주위를 들러보았다. 나만 눈물을 흘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예배에 참석한 모든 환우들과 가족들, 사역자들 역시 줄줄 눈물을 닦아내며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예배드리는 내내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임한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으로 인한 감동과 은혜를 경험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 깨달았다. 하나님께서 정신질환자 사역팀 60여 명을 데리고 불교의 나라 우상의 국가 태국 땅에 오게 하신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음을 말이다. 하나님은 이 우상의 땅에서 연약한 환우들의 눈물의 예배를 기다리고 계셨다.

하나님은 약한 자들의 예배를 기뻐하신다. 상한 심령의 제사를 온전히 받으신다. 정신질환으로 평생 고통하며 아파하는 영혼들을 여기까지 부르셔서 이 우상의 땅을 환우들의 찬양과 기도로 덮으시길 원하셨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지금도 하나님은 여전히 상한 심령으로 예배하는 아픈 영혼들, 상한 심령들, 고통 가운데 부르짖는 부르짖음의 예배를 받으신다. 그렇게 계속 하나님을 갈망하며 예배하는 예배자의 삶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공진수 목사/목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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