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잠시 멈춰야 할 때

일상, 잠시 멈춰야 할 때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0년 12월 09일(수) 07:51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6백여 명을 상회하자, 지난 8일 0시를 기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다. 3주간 실시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국민들은 힘든 고통과 불편을 감내해야 할 상황이다. 당장에 임대료를 낼 형편이 못 되고 직원들 월급마저 줄 형편이 못 되는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고통은 불을 보듯 뻔하다.

20명 이내로 모임을 제한해야 할 교회도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예외일 수 없다. 당장 연말연시를 앞두고 내년도 사업과 예산안을 처리할 제직회와 공동의회 조차도 모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눈앞에 다가온 성탄예배와 송구영신예배도 비대면예배로 전환해야 할 처지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한 한국교회총연합이 최근 종교시설의 경우에 20명 이내로 제한한 조치는 비현실적인 통제라며 자발적 행동을 유도하는 방역 정책을 제안했다. 그동안 교회들이 방역에 최선을 다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제안이다.

그럼에도 교회는 코로나19로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함께 나누고 정부의 방역정책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생명을 존중하는 교회가 더 이상 자신의 유익만을 내세우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최근 미국 연방법원이 감염병 확산을 이유로 종교 모임 참석을 제한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놓았지만 미국장로교회는 오히려 온라인예배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며 사람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말씀대로 생명을 사랑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교인과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청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다. 결국 비대면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교회는 생명을 살리는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지금 잠시 멈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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