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교역자연합회, 모성적 리더십으로

전국여교역자연합회, 모성적 리더십으로

[ 주간논단 ]

배경희 목사
2020년 12월 11일(금) 10:00
19세기 후반, 조선에 전해진 기독교 복음은 남성과 여성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이고 차별이 없음을 가르쳤다. 이는 당시 유교의 가부장제 아래에서 억압과 차별 속에 살아가던 여성들에게는 그야말로 해방의 소식이었다. 기독교의 복음을 만난 여성들은 종속되고 억눌리던 삶의 변화를 꿈꾸었고 핍박을 두려워하지 않는 존재로서 복음전파의 주역이 되었고 이후 하나님 나라 가치관을 가진 여성들은 부인권서와 전도부인으로 헌신하며 여성기독교단체를 만들어 복음전파의 주체로 활동하게 된다.

예장의 경우 1898년 평양 널다리교회(장대현교회)에서 여전도회가, 감리교의 경우에는 '보호녀'로 시작해 1916년에 여선교회로 이름을 바꾼 여성단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개 교회에서 소모임으로 시작한 여성들의 모임은 지방연합회와 전국연합회로 발전하였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조직화의 경험은 여성들로 하여금 독립운동이나 사회운동에 기폭제가 되었을 뿐 아니라 가부장적인 문화에 종속되어 살아가던 여성들의 지위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하였다.

역사 속에서 기독교 여성들은 교회가 지향해야 할 선교적 사명을 가지고 교회의 부흥뿐 아니라 사회운동에도 앞장섰던 존재들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제도화와 기독교 역사화 과정에서 여성들의 희생과 헌신은 주변화되었지만 오히려 그러한 차별이 여성들로 하여금 역사와 제도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였다. 오늘에 이르러서도 기독교 여성리더십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교회 안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전국여교역자연합회(여성전도사와 목사들의 모임)는 48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73년 55명의 여성목회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복음 선교와 여성목회자의 지위 향상과 지도력 개발 그리고 교회와 사회를 섬기는 일을 목적으로 창립하였는데 현재 우리 교단 여성목회자 2700여 명을 섬기는 단체로 발전 성장하였다.

전국여교역자연합회는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모성적 리더십을 가진 여성목회자들이 교육과 훈련을 통해 성숙한 교회지도자로 세워질 뿐 아니라 양성평등한 목회환경 속에서 생명의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물론 여전한 제도적 불평등과 남성목회자를 선호하는 교단 내 성차별적 분위기가 여성목회자들을 절망하게 하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교회와 사회를 향해 헌신하는 모성적 존재로서 온 누리에 생명의 기운을 충만히 흘러 넘치게 할 것이다.



배경희 목사/전국여교역자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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