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한 장의 기적

벽돌 한 장의 기적

[ 목양칼럼 ]

김명서 목사
2020년 11월 27일(금) 13:42
인천 가좌제일교회 담임목사로 17년. 누구나 그렇듯이 쉼 없이 달려왔다. 2009년 본당을 건축할 것인가? 아니면 교육관을 먼저 건축할 것인가의 고민 앞에서 장래 사람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본당 건축을 포기하고는 교육관을 먼저 건축했다. 높이 7층의 교육관은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젊은 부부들의 등록이 많아지면서 영·유아부가 필요했고 공간도 또 필요했다. 망설임 없이 필자의 목양실 공간을 그들에게 양보하고는 필자는 화장실 옆에 있는 아주 작은 방으로 이사를 했다. 그래도 행복했다.

교회 공동체는 행복한 미소를 머금으며 건강한 교회로 부흥을 하고 있었다. 점점 좁아지는 공간. 더 이상 수용할 수가 없어 당회원들과 상의를 하였다. "이제부터 등록을 받지 맙시다. 매 주일 주차를 할 수가 없어서 돌아가는 분들이 속출하고, 동네에서는 주차 문제로 민원이 계속 발생을 하고, 주일 3부는 2층으로 몰려가는 성도들 때문에 관리위원장은 무너질까 걱정하고, 그러니 더 이상 등록을 받지 맙시다." 등록하는 새신자들은 옆 교회로 보내고 우리공동체에게 허락하신 만큼만 양육하며, 건강한 교회로 세워나가자는 필자의 말에 당회원들은 당황했다. 그렇게 해서 2017년 본당 건축을 결정하였다. 두 가지 문제에 봉착을 했다. 지금 있는 터는 너무 좁고 동네 한복판이라 민원이 속출하는 것과 건축의 필요성은 있지만 준비된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참 놀랍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그 동네를 벗어나 본적이 없다. 교회 터전을 옮겨서 건축하는 것에 대해 99%가 동의를 하였다. 건축을 위한 작정헌금은 하지 않았다. 대신 그때부터 시작된 벽돌 한 장(1만 원)은 기적을 낳았다.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청년들도 커피 한 잔 줄이자며 동참을 했다. 참 미안했다. 필자는 종종 건축을 위한 벽돌 한 장 헌금을 붙잡고 눈물로 강단에서 기도한다. 그 안에는 겨우내 시장 바닥에서 언 손 녹여가며 콩나물 팔아서 올려드린 성도들의 서러움과 고난이 담겨 있기에 주일 목회기도만 할라치면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렇게 모인 벽돌로 2019년 현재의 터전 위에, 그 흔한 분쟁 한번 없이 공동체가 하나가 되어 교회 건축을 완공하여 입당했다.

필자는 이것을 벽돌 한 장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건축의 시대가 아닌데 건축을 했느냐? 건축하고 난 다음에 코로나19 사태가 와서 힘들지 않느냐? 필자가 섬기는 공동체는 전혀 그렇지 않다. 십수 년을 교회 중심으로 달려왔기에 이 기간은 또 다른 기적을 준비하는 시간이라 여긴다.

많이들 힘들어하는 시기이다. 진정한 기적은 바로 이럴 때 나타날 것이다. 그 기적은 작은 것으로부터 일어난다. 성경은 항상 그렇게 가르쳐 주지 않는가? 기적은 작은 벽돌 한 장으로부터 시작이 된다고 한국교회를 응원해 본다. 교회를 벗어난 성도들을 생각하며 힘겨워하고 있을 한 길 가는 길벗들을 응원한다. 기적은 묵묵히 교회를 지키고 있는 이름 모를 그 성도로부터 시작이 된다고….

김명서 목사/가좌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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