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감사

당신이 있어 감사

[ 목양칼럼 ]

강경태 목사
2020년 08월 28일(금) 00:00
지킬 것이 있어 밤낮 없이 불철주야 근무하는 사람들이 있다. 철책 경계하는 군인들이다. 수많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잠들 틈 없이 경계근무를 선다. 밤에도 환히 밝힌 불빛아래에서 더위와 추위 그리고 잠과 싸우며 자리를 지킨다. 전쟁에서 실패한 장수는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잠깐의 방심이 온 나라를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키는 데 달인이 있다. 방파제다. 겁 없이 달려드는 파도에도 뚝심 있게 그 자리를 지킨다. 찰싹 찰싹 파도의 매질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집채만한 파도에도 비겁하게 도망가지 않는다. 포기를 모르고 끝까지 버틴다. 꿋꿋하게 버티는 것은 무서움이 없어서가 아니다. 지킬 것이 많아서 그렇다. 내가 버티어야 네가 살기 때문이다.

내가 버텨야 등 뒤가 안전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가정의 방파제다. 치열하게 돌아가는 직장에서 궂은 일 힘든 일 자존심 상하는 거친 파도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다. 내가 버티어야 가족이 살기 때문이다. 필자의 아버지는 45세에 군을 전역하시고, 민간인이 됐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양돈을 시작했다. 부모님은 500마리가 넘는 돼지를 길렀다. 어미 돼지 1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2시간마다 젖을 줘야 했다. 어미 돼지 수 십 마리! 잠은 잘 수 있는 시간은 늘 부족했을 것이다. 육체는 또 얼마나 고단했을까? 전에는 부모님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 당시의 노동으로 지금 온몸이 아프다고 말하신다. 약을 먹고 주사를 맞고 조금 나아지면 다시 밭에 나가 옥수수, 콩, 토마토를 한 아름 땋아 쌓아놓는다. 자녀들에게 나눠 주기 위해서다.

아직도 자녀들의 방파제가 되어 주고 싶어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다. 본인 몸 걱정보다 자녀들의 안전을 더 염려하신다.

지금도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녀인 필자를 위해 기도하기를 쉬지 않으신다. 어쩌다 교회를 가지 못하는 날이면 서재에 앉아 기도하신다. 언제나 자녀들 방파제가 되어주고 싶어 제일 먼저 앞에 나가 기도의 방파제가 되어 주신다.

아버지 당신이 있어 감사합니다. 우리의 영원한 방파제가 계신다. 하나님이다. 거친 폭풍과 큰 파도에도 우리를 지키신다. 아들의 심장병도, 아내의 암도 하나님이 지키셨다. 다윗의 고백처럼 영원부터 영원까지 지키신다. 하나님의 뒤가 가장 안전하다. 하나님 뒤가 가장 평안하다.

"하나님, 당신이 있어 감사합니다."

강경태 목사/양평백석무학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