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과 엑스트라

주인공과 엑스트라

[ 가정예배 ] 2020년 9월 1일 드리는 가정예배

송인도 목사
2020년 09월 01일(화) 00:10
송인도 목사
▶본문 : 창세기 12장 1~6절

▶찬송 : 336장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처음 부르셨을 때 아브라함은 갈대아 우르에 사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 탈무드에 따르면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와 그 가족들은 갈대아 우르에서 우상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었다. 한낱 목수에 불과했던 아브라함은 그 지역의 주인공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기 전까지 성경은 아브라함의 행적을 전혀 알리지 않는다. 그저 족보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정도였고, 사라와 결혼한 이야기가 전부였다. 그런데 그 평범한 인물인 아브라함을 하나님께서 부르셨다. 아브라함을 부르신 하나님은 고향에서 떠나라고 명하신다. 이 말도 안 되는 명령에 아브라함은 순종했고 세겜 땅에 도착했다.

세겜에서 아브라함은 어떤 존재였을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그곳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주인공이었을까? 아닐 것이다. 세겜의 주인공은 모든 정황으로 보아 족장이었겠지만, 한낱 나그네에 불과한 아브라함이 주인공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어서 애굽에 도착했다. 애굽에서는 조금 상황이 나아졌을까? 아니다. 애굽에서 아브라함은 살기에 급급했다. 자신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바로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멀쩡한 아내를 누이라고 거짓말까지 했다. 누가 봐도 주인공의 모습은 아니었다. 세겜에서, 애굽에서, 아브라함은 주인공이 아니었다. 세겜의 족장과 바로가 무언가를 할 때 그 옆에서 목숨을 부지하느라 떨 수밖에 없었던 엑스트라였다. 지리적인 면에서도 주인공이 있고, 엑스트라가 있다. 당시 이스라엘의 지리적인 조건에서 보면 산지보다는 평야가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조카 롯과 헤어질 때도 당시 지리적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소돔과 고모라를 롯에게 넘겨주었다. 아브라함은 그때까지 한 번도 주인공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사실은 달랐다. 세겜 족장은 그 이름도 기록되지 않았고, 애굽 왕도 마찬가지다. 조카 롯은 그 좋은 땅에서 행복하게 살았는가? 아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불탈 때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 세상 역사에서는 아브라함이 엑스트라였겠지만 하나님의 역사에서는 주인공이었다. 아니 사실은 모든 역사에서 주인공이었다. 왜냐하면 모든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과 동행하기만 한다면 아브라함에 한참 못 미치는 우리까지도 주인공이 된다. 어디에 산다고, 무엇을 해서 주인공이 아니다. 지금 존귀와 영광을 누린다고 주인공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직 하나님과 함께 하는 성도가 주인공이다. 주인공처럼 보이는 사람들 속에서 엑스트라처럼 살았지만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면서 살았을 때 주인공이 되었다. 더 척박한 땅으로 이사 다니고, 더 초라한 지경으로 추락할 때도 하나님과 동행했을 때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주인공으로 삼아 역사를 기록해 나가셨다. 지금 처한 형편과 사는 모습을 보고 실망하여 엑스트라 같은 인생이라고 한탄할 필요가 없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끝까지 의심하지 말고 하나님을 믿자. 그러면 훗날 주인공의 자리에서 지금 이 순간을 되돌아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기도

나그네의 곤고한 삶 가운데서도 그리 아니하실지라도의 믿음으로 주께 나아가오니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를 주인공 삼아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송인도 목사/철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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