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블루 속에서 누리는 영적 평안

디지털 블루 속에서 누리는 영적 평안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20년 07월 21일(화) 00:00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20년 8월부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블루 심리 상담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가 제공하는 심리 상담은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제한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울감에 시달리는 시민이 늘자 그 대책의 일환으로 내어 놓았다. 앞으로 방역당국은 코로나 블루 고위험군을 위해 민간 전문가의 심층 상담 등 심리지원 강화 대책을 시행한다.

신조어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의 합성어이다. 코로나 블루는 공식 진단명은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사회활동이 제약을 받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이 위협을 받으면서 정서적인 불안, 분노, 우울이 확산되고 있다.

어느 중앙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4월에 비해 6월의 코로나 블루 경험지수가 상승했다.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습니까?" 하는 질문에 4월에는 남녀 성인의 54.7%가 경험했다고 답을 했는데, 6월에는 69.2%가 경험했다고 대답했다. 14.5%가 상승했다. 학부모 응답자의 46.5%는 코로나19 이후에 자녀 돌봄 때문에 갈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중단'을 가장 불편하게 여긴다. 꾸준히 하던 취미활동, 운동, 지인과의 만남이 한순간에 중단된 경우가 적지 않다. 야외활동이 제한되자 장시간 집에 머물면서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접할 기회가 늘어난다. 운동량이 줄고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늘면서 코로나 블루 심리상태가 된다.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계기는 '일자리 감소·채용 중단 등으로 인한 불안감(16.5%)', '줄어드는 소득으로 인한 우울감(13.9%)', '건강염려증 유발(13.6%)', '사회적 관계 결여에서 오는 우울감(12.5%)', '확찐자, 곧 체중 증가문제(12.0%)' 순이다. 결국 일자리 감소, 고용불안, 줄어드는 소득, 건강염려증 등이 코로나 블루의 온상인 셈이다. 정상적인 등교를 하지 못하면서 일상의 리듬이 깨진 학생도 어려움을 겪는다.

물론 자가격리자, 코로나19 확진자, 감염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들은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하다. 2주간 격리되는 이들이 당하는 고통이나, 확진자들이 경험하는 사회 시선도 부담스러운 문제지만, 가족을 잃고도 장례조차 제대로 치룰 수 없는 유가족들은 큰 고통을 겪는다. 코로나 블루는 불안장애나 불면증을 수반하기도 한다.

다행히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과 불안은 증가했지만, 80%는 정상 수준에 머물렀고, 임상적인 관심이 필요한 정도의 불안을 느낀 사람은 20% 미만이었다. 평소에 우울증이나 불안증세가 있거나 불면증으로 시달리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스스로 노력해서 극복할 수 있는 상태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실내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창가에서 햇볕을 쬐고, 가족이나 지인과 꾸준하게 소통하는 정도로도 증세가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신뢰할 수 있는 이에게 전화하거나 SNS로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남을 위한 배려는 더 적극적인 극복의 방법이 된다. 상태가 심각하면 국가트라우마센터의 전화 상담을 활용할 수 있다. 일반 국민들은 위기상담전화 1577-0199를 이용해서 정신건강 전문요원과 24시간 상담할 수 있다.

코로나 블루를 이기는 최선의 길은 주일 공예배 참석이다. 주일예배를 드리는 예배당은 거리두기를 넘어서는 공동체의 친밀이 가득하고, 영생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영적 공간이다. 사전 소독과 환기, 출입자 명부 기록,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클린 예배당을 유지하는 것은 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필요조건이며, 코로나 블루 시대에 하늘의 평안을 누리는 영적 공간을 지키는 적극적인 노력인 셈이다.

변창배 목사/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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