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컨택트 시대에서 연결되기

언컨택트 시대에서 연결되기

[ 공감책방 ] '언컨택트'와 '누구지'를 통해 생각해 본 관계의 질문

황인성 목사
2020년 06월 12일(금) 09:00
코로나19 사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충격적으로 기존의 삶과 사회를 바꾸고 있다. 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어떤 사람은 '왜' 이 사태가 일어났는가에 관해 관심을 가지면서 그 원인을 찾아내고 문제를 극복해내려고 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이제 다시는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지 못할 것을 전제로 하고 이 변화된 세상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갈 것인가에 질문하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시중에는 벌써 조금 이르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코로나에 대한 원인 분석 혹은 트렌드로서의 사회적 접근을 시도하기도 한다.

# 초연결시대와 비대면

이번에 소개할 '언컨택트'는 트렌드적 관점에서 코로나19가 일상, 비즈니스, 공동체 영역에 가져온 변화에 주목하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상황을 소개해 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이미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비대면 사회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더욱 가속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초연결 시대 속에서 비대면화 되는 모순적 상황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더욱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즉 전 세계를 연결해 줄 수 있는 기술은 훨씬 더 빠르게 발전되었고 물리적 거리를 넘어서는 의사소통 체계를 만들었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위험을 회피하고 안전을 추구하려는 경향 때문에 비대면화 할 수 있는 합리적인 도구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보수적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조차도 재택근무가 시행되고, 대안 교육으로서의 홈스쿨,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Service) 교육, 미네르바 스쿨 등과 같은 비대면 학습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 것이다. 공동체적으로는 기생충의 유명한 대사, "믿는 사람 소개로 연결, 연결, 이게 최고인 것 같다. 일종의 뭐랄까 믿음의 벨트?"와 같이 검증되고 이미 교제해왔던 소규모의 모임으로 축소되는 현상에 대해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 토끼의 작은 섬김은 결국 자신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초연결 시대 속에서 오히려 비대면화 되어가는 현상에 대해 질문해 보게 된다. 과연 이러한 흐름을 앞으로의 현상으로 인식하고 개인 혹은 교회로서 어떻게 성공적으로 적응해 갈지에 대한 고민이 올바른 질문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그림책 '누구지'의 짧은 이야기를 통하여 앞으로 더 강화될 비대면 사회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단서를 찾게 된다.

그림책 '누구지'는 어느 겨울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착한 동물들의 평범한 삶의 이야기이다. 문이 고장 난 토끼 집에 곰이 찾아와 문을 고쳐준다. 까치가 곰에게 토끼의 집 문이 고장 난 것을 알려주었는데, 까치는 여우네 집에 초대받아 가는 길이었다. 노루가 맛있는 음식을 여우에게 나눠줬고 그 음식으로 까치를 초대한 것이다. 그리고 노루에게 재료를 가져다준 친구는 멧돼지였다.

토끼는 문을 고쳐준 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까치, 여우, 노루, 멧돼지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게 된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만난 멧돼지가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토끼야, 나보다 눈길을 깨끗이 치운 친구에게 고마워하렴" 눈을 치운 사람이 있어서 자신이 노루에게 재료를 줄 수 있었다는 거다. 그리고 토끼는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고마워, 곰도, 까치도, 여우도, 노루도, 멧돼지도 그리고 눈길을 치운 나에게도 고마워!"

겉으로 보기에는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토끼의 작은 섬김은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되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게 된 것이다.

'언컨택트', 초연결 시대를 가능하게 한 도구 속으로 숨으려는 인간의 본능은 동시에 누군가의 관심과 도움으로 보이지 않게 다시 연결되는 것은 아닐까?


황인성 목사 / 책보고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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