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과 승천을 품은 예술

부활과 승천을 품은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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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교 장로
2020년 04월 29일(수) 10:00
김기창의 '승천'
예수님 부활 사건이 없으면 기독교는 존재할 수 없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었으면 우리의 믿음도 헛되고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다(고전 15:17). 예수님은 성경 말씀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 열두 사도는 물론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형제들에게, 그리고 바울에게도 나타나셨다(고전 15:4~8).

예수님이 십자가에 처형될 때 제자들은 도망갔다. 재판정 가까이에 있었던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하고 다시 어부로 돌아갔으나 부활한 예수님이 갈릴리로 찾아오셨다.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의 부활을 확인한 후 '숙명처럼 돌아와' 순교하게 된다. 부활이 우리 이성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건일 수 있지만 역사적 사건이라는 증거다. 부활은 하느님의 절대주권에 의한 초월적 사건이다.

부활한 예수님은 사도행전 등에 따르면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계셨다가 승천하셨다. 돌에 맞아 죽은 스데반은 하늘에서 예수님이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았다(행 7:55). 예수님의 승천으로 인해 성령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며 그리스도께서 세상 끝 날까지 함께 하시리라는 것을 믿을 수 있게 되었다(마 28:20).

부활과 승천이라는 인류에게 가장 복된 소식을 예술가들이 놓칠 리 없다.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바흐(C.P.E. Bach)는 '예수의 부활과 승천'이라는 오라토리오를 썼다. 헨델이 작곡한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단순한 예수의 일생이 아니라 구세주를 부각시킨 불후의 명곡으로, '예언과 탄생', '수난과 속죄', '부활과 영원한 생명'의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바흐나 헨델같은 작곡가는 물론 그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 그리고 감상하는 우리들 모두 부활-승천하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음악을 통해 구원의 은혜를 확인한다.

시인들도 부활에 대해 외면할 수 없다. 부활절마다 축시가 기독교 신문에 등장할 뿐만 아니라 많은 시인들이 진솔한 신앙고백을 시에 담는다.

수녀 시인 이해인은 '사월의 환희'에서 "… 부활하신 당신 앞에/ 숙명처럼 돌아와/ 진달래 꽃빛 짙은/ 사랑을 고백한다" 부활절이 있는 4월은 우리나라에서 진달래꽃이 만발할 때다. 기나긴 겨울을 견디고 봄을 맞이하는 상징적인 꽃이다. 고통 후의 축복은 한층 더 큰 축복으로 다가온다. 욥이 그랬다.

화가들은 예수님의 승천 장면을 표현할 때 일반적으로 하늘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영광스럽게 하늘로 오르는 모습으로 지상에는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는 제자들로 나타낸다. 서구에서는 부활과 승천에 대해 많은 그림이 그려졌으나 한국에서 '예수의 일생'을 체계적으로 그린 것은 운보 김기창이 최초가 아닐까 싶다. 그가 그린 총 30개의 그림 중 '승천'에서 예수님은 갓을 쓰고 도포를 입고 있다. 머리에 후광을 그려서 예수님이라는 것을 구별하고 있다. 처네를 쓴 왼쪽의 여인들 중에 머리에 후광이 있는 여인은 성모 마리아인 듯싶다. 오른 쪽의 성도들도 전부 갓을 쓰고 도포를 입었다. 예수는 서민 출신인데 선비는 양반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는데 운보는 예수를 정신적 지도자의 모습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실제 얼굴은 아무도 모른다. 화가들 각자 믿음의 산물이다. 나는 예수님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김철교 장로/영신교회 원로·배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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