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나를 따라온다; 오토 트래킹

카메라가 나를 따라온다; 오토 트래킹

[ 뉴미디어이렇게 ]

이종록 교수
2020년 04월 24일(금) 11:14
오토 트래킹 카메라 중 하나인 '옵스봇 테일'.
요즘 '셀카'를 대단하고 희한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고 자신을 찍는 건 너무도 흔한 장면이다. 하지만 이게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셀카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를 녹화하고 SNS를 통해 공유한다. 인류 역사상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제 삶을 기록하는 일에 몰두한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스케이트 선수가 자신이 연습하는 장면을 녹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 카메라를 들고 찍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이때 오토 트래킹 기술이 필요하다. 카메라가 나를 인식하고 내가 움직이는 대로 나를 추적하는 기술을 오토 트래킹(auto tracking)이라고 한다. 오토 트래킹이 가능하려면, 일단 카메라가 피사체를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카메라가 내가 움직이는 대로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 휴대폰이나 일반 카메라만으로는 넓은 공간에서 움직이는 피사체의 오토 트래킹은 불가능하다.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얹혀놓으면, 내가 움직이는 곳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움직여주는 도구가 필요하다.

필자도 '북튜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움직이면서 방송을 녹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에 오토 트래킹 장비를 사용하는데, 그 가운데서 '옵스봇 테일(obsbot tail)'이라는 카메라를 애용한다. 자체 짐벌 시스템을 갖춘 이 첨단 카메라는 꽤 재미있게 생겼다. 이티 같다는 사람도 있다.

옵스봇 테일은 피사체를 인식하고 추적하는 기능이 탁월하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한 번 인식한 피사체를 거의 놓치지 않는다. 오토 트래킹을 하는 다른 카메라들이 피사체 얼굴에 초점을 맞추고, 얼굴을 화면 중앙에 배치하는데, 옵스봇 테일은 전신을 포착해서 트래킹하기 때문에, 화면 구성에서도 훨씬 자연스럽다. 옵스봇 테일은 피사체를 40여 미터까지 추적한다. 4K로 촬영하면,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해도 1시간 조금 넘게 촬영할 수 있어서, 충전 시간보다 촬영 시간이 짧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이젠 오토 트래킹이다.

이종록 교수 / 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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