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에서

막장에서

[ 가정예배 ] 2019년 12월 2일 드리는 가정예배

윤교식 목사
2019년 12월 02일(월) 00:10
윤교식 목사
▶본문 : 시편 130편 1~8절

▶찬송 : 363장



갱도의 맨 끝 지점을 '막장'이라고 한다. '막장'은 너무나 위험한 곳이기에 아무도 그 곳에서 일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직업을 구할 수도 없고, 가족을 부양할 만한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이들에게는 '막장'에서라도 일을 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곳으로 몰리기도 한다.

오늘 본문은 '막장'이라는 단어로 시작이 된다. 우리 말 성경은 어순을 맞추기 위해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라고 번역을 해 놓았지만, 히브리어 원문에서는 '깊은 곳'을 나타내는 '마마크'라는 단어가 맨 앞에 배치되어 있고, 곧바로 '부르짖는다'는 뜻을 가진 '카라'라는 단어가 뒤를 잇는다. 원문의 어순대로 보면, 막장과 같이 절망적인 곳에서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하겠다고 하는 시인의 신앙이 더욱 생생하게 드러난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본문을 일러 '복음의 심장을 담고 있는 시'라고 하면서, 가장 바울적인 시편이라 했다. 달리 말하면 시편 130편은 기독교의 구원의 진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시라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본문에는 우리가 주목해서 살펴봐야 할 세 단어가 있음을 알게 된다.

첫째는 '깊은 곳(1절)'이다. 우리는 한 번 빠지면 자기 힘으로 빠져 나올 수 없는 늪과 같은 곳, 구원의 소망을 전혀 찾을 수 없는 곳에 내몰릴 때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감옥이나, 불치의 병에 걸린 상황, 주체할 수 없는 슬픔 등이 이 깊은 곳에 해당될 것이다. 이런 깊은 곳에 빠졌을 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망하거나, 자신을 구원하지 못하는 우상을 의지한다.

둘째는 '부르짖는다(2절)'는 단어이다. 시인은 깊은 곳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기 위해 부르짖었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깊은 곳에서 부르짖는 성도들의 기도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신다. 들으시고 응답하셔서 그 절망적인 자리에서 우리를 꺼내 주신다. 그런 의미에서 본 시편은 복음의 진리와 맞닿아 있다. 우리 기독교가 전파하는 복음의 핵심은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죄와 사망을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셨다"는 소식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사유하심이 주께 있다(4절)'는 단어이다. 시인은 아무리 깊은 곳에 놓여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이 용서하시고 건져 주신다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사유의 말씀을 기다리고 있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리는 것보다 더욱 간절한 심정으로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6절).

죄와 사망으로 인하여 죽을 수밖에 없는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말씀이요 진리이셨던 예수님은 인간의 몸을 입고 우리 곁으로 내려오셨다. 가장 깊은 곳에서 고통과 절망 중에 신음하고 있는 우리에게 아침 햇살처럼 다가오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구원을 사모하며 바라보고 있는 모든 백성들을 죄에서 속량하여 주셨다(8절). 나 혼자의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죄와 사망의 그늘진 곳, 막장에 몰린 나에게로 주님께서 빛으로 다가오시는 대림절이 시작되었다.



오늘의기도

죄와 사망 가운데 놓인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독생자를 보내 주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저희들을 긍휼히 여기시고 모든 절망과 고통에서 구원하여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윤교식 목사/남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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