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연재 '널다리골'

여전도회 연재 '널다리골'

[ 여전도회 ]

한국기독공보
2018년 10월 25일(목) 11:46
루터가 만인제사장설을 말했다면, 경건주의자 슈페너는 '영적제사장'이라는 개념으로 평신도의 지도력을 칭하였다. 그는 모든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그리스도로부터 기름부음을 받아 영적 제사장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성령을 통하여 그를 믿는 자들에게 기름을 부르시고, 이로 인하여 그들은 하나님께 합당한 제사를 드릴 수 있으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으며, 자신과 이웃을 위하여 신앙심을 북돋을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

슈페너는 모든 신자들이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들이고, 영적 제사장으로서 하나님께 합당한 제사를 드리되 무엇보다 자신을 하나님께 드려야 하며, 타인과 이웃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영적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같은 점들은 모두 기독교회의 평신도 지도력이 교회의 근간이요, 사역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성서적으로나 교회사적으로 지지해 주는 단적인 예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평신도 지도력은 무엇보다 '하나님 나라 신학'의 관점에서 볼 때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평신도 지도력은 무엇보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사명, 즉 세상 속에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사명의 관점에서 볼 때,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평신도야말로 세상 속에서 살면서 섬김의 사역을 감당하고, 그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사명을 더 직접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지도력은 주로 교회 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평신도 지도력은 교회 안 뿐 만 아니라, 세상에서도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해야 하는 보다 적합한 지도력이다.

2. 기독교교육적, 교육목회적 기초

1) 목회적 소명을 받은 평신도

기독교교육학자 마리아 해리스(Maria Harris)는 모든 평신도들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목회적 소명을 받았다고 하였다.

그녀는 모든 교인을 목회에로의 소명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정의하면서, 무엇보다 먼저 '평신도'라고 하는 명칭의 부적합성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그녀는 '평신도(laity)'라고 하는 단어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단어이기 보다는 무엇이 아닌지를 의미하는 단어라고 하였는바, 그것은 '성직자가 아닌', '전문적이지 않은', '직업적이지 않은'이라고 하는 의미가 담긴 단어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자체로서는 평신도의 특성을 말해주기 보다는 무엇이 아닌 지만을 설명하는 단어라고 하면서, 오히려 평신도의 특성을 잘 나타내주는 단어로 '백성(people)', 즉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고 하는 단어를 제안하였다. 모든 신자들은 그가 목회자든지 평신도이든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사도요, 어떤 이는 예언자요, 어떤 이는 복음전도자, 어떤 이는 목사와 교사'로 세움을 받지만 이들은 모두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고 하는 목회적 소명을 받은 자라고 하는 것이다.

그녀는 전임사역자나 교회의 공적 활동에 부름 받는 목회자들이 공동체를 대표하고 공동체를 위해 말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평신도들은 목회적 소명을 위한 가장 보편적 무대(setting)인 교회 밖의 장소에서 그 소명을 수행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평신도들은 가정에서 부모로, 또 사회에서 직업 및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문화를 소비하고 만드는 사람으로서, 정치적 여론을 형성하는 사람으로서, 자연 생태계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서 살아간다. 해리스는 평신도들이야말로 세상 속의 삶, 즉 가정이나, 사무실, 병원, 농장, 공장 등 어디서든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버스에서, 점심식탁에서 부엌에서 제사장, 예언자, 왕적 소명을 수행하는 사역자들이라고 하였다.

그들은 세례와 입교례로 인하여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고, 동시에 세상을 향하여 목회자로 부름을 받았는바 이들은 세계 속에서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지구생명체의 보존 등의 차원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해 나아가야 하는 목회적 소명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보고, 서로서로를 돌보고,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를 돌보기 위하여 부름을 받았다. 우리는 교회 안과 교회 울타리를 넘어서까지 하나님과의 관계와 모든 하나님의 피조물들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부름을 받고 있다. … 또한 우리는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우리의 운명을 성취한다는 사실을 믿기 위하여 부름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들, 즉 평신도들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자연적, 사회적, 영적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총체적 생태계를 목회(ministry)의 무대(setting)로 삼도록 파송 받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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