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의 목적은 하나님의 최대 관심사인 인간의 번영"

"신학의 목적은 하나님의 최대 관심사인 인간의 번영"

제11회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국제심포지엄에서 미로슬라브 볼프 강연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5월 28일(월) 15:08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국제심포지엄에서 강의하는 미로슬라브 볼프 교수.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국제심포지엄에서 강의하는 미로슬라브 볼프 교수.
"'떡'과 '즐기는 삶'을 우리 삶의 주요 목적으로 만드는 유혹 속에서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드러난 하나님의 자기 계시에 비추어 번영의 삶에 관한 설득력 있는 비전들을 파악하고, 표현하며, 권하는 본연의 목적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세계적인 신학자인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 예일대 교수는 지난 5월 26~27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교육관 3층 본당에서 열린 제11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에서 "목적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신학은 길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하고, "하나님의 가장 중요한 관심은 모든 피조물이 그리스도와 함께 충만함을 누리며 번영하는 것이기에 '번영'이 신학의 중심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을 잃은 세상, 길을 찾는 교회'를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서 볼프 교수는 총 3번의 강의를 통해 오늘날 신학의 위기를 "하나님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인간의 번영'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그 위기의 갱신을 위한 대안으로 "기독교의 비전이 실제의 삶에, 그리고 비신학적 지식에 비추어도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며, "오랜 대화 상대이던 철학과 인문학 이외에도 진리 추구를 위해 여러 학문과 대화하며 참여하는 신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볼프 교수는 "번영에 관한 기독교 비전에 대한 확신이 모든 사람들을 일반적인 인간성을 지닌 똑같은 예들로 다루면서 모든 사람들을 하나의 형태로 만들고자 압박해서는 안된다"며, 보편성(Universality)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음악에서의 즉흥연주처럼 번영에 대한 비전들이 구조적 제약의 역할을 하고, 인간의 삶은 그리스도께서 가능하게 하시고 구조화하신 공간 안에서 즉흥연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강연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도 참석자들의 다양한 질문이 줄을 이었다.

지난 5월 26일 강연 후 한 참석자가 "인간은 왜 그리 쉽게 세속화 되는가?"에 대해 질문하자 볼프 교수는 "경제 시스템 안에 있으면서 그 시스템으로 인해 점차적으로 세속화되고 또한 최근에는 미디어에 의한 문화적 영향도 크다.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까가 인간의 중요한 관심 중 하나가 됐다"며, "오늘날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현대의 시스템과 문화에 대한 상당한 저항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볼프 교수의 번영의 삶과 재정적 축복이나 물질적 풍성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번영신학'과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번영을 말하면 소유를 얼마나 하느냐로 이해하기 쉽지만 번영의 삶의 표본은 예수님이시다"라며, "하나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데 있지 않고 의와 평화와 기쁨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답을 이어가며 그는 "'의'는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까지 사랑하는 것, '평화'는 나를 포함한 세계 모두의 평화, '기쁨'은 단순한 순간적 쾌락이 아닌 성령의 기쁨"이라고 덧붙였다.

미로슬라브 볼프는 '배제와 포용', '광장에 선 기독교', '인간의 번영' 등 수많은 책으로 한국 신학자들과 성도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그의 저서 '배제와 포용'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100권의 그리스도교 서적 중 한 권으로 꼽혔으며, 크리스천 센추리(Christian Century) 또한 이 책을 지난 25년간 출간된 신학 도서 중 가장 중요한 책 중 한 권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한편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은 새문안교회가 언더우드 선교사를 기리기 위해 그의 모교인 뉴브런스윅신학교에서 시작한 '언더우드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일환으로 2003년부터 기금을 지원하고, 여기에 미국의 여러 교회와 개인들이 지원한 금액을 합쳐 총 35만여 달러의 용도를 한국교회의 목회 발전에 신학적으로 기여하는 사업에 사용키로 하면서 시작된 학술대회다.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은 일반 성도와 목회자, 신학대 교수,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이틀간 개최하며, 언더우드 선교사가 세운 21개 자매교회들이 언더우드 자매교회협의회를 구성, 뉴브런스윅신학교와 함께 학술대회 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심포지엄은 한국교회 내에서도 주목 받는 신학 논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표현모 기자
볼프 교수는 "번영의 삶"에 대한 비전들을 파악하고 표현하는 신학 본연의 목적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