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정신 기념하는 전주 신흥고등학교

선배들의 정신 기념하는 전주 신흥고등학교

신흥 5.27 민주화운동 기념 및 서남동홀 명명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8년 05월 28일(월) 15:01
【전주=최샘찬 기자】미국 남장로교 레이놀즈 선교사가 1900년 건립한 전주 신흥고등학교(교장:조재승)가 지난 24일 교내에서 5.27 민주화운동 기념행사 및 서남동홀 명명식을 가졌다.

이날 신흥고는 1980년 발생한 '신흥 5.27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일지를 보고하고 재현극을 펼치는 등 기념식을 진행한 후 학교를 졸업한 민중신학자 서남동 목사(1918~1984)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교내 100주년기념관 1층 백년홀을 서남동홀로 명명했다.

교장 조재승 장로(김제동부교회)는 기념사를 통해 "110여년 전 봉건적 억압과 외세 침략 등의 어려움 가운데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신흥의 이름으로 교육을 시행한 민족적인 비전을 기억하고 이 자리를 통해 선배님들의 자랑스런 역사를 가슴 속에 새기자"며, "평화로운 세상과 통일을 염원하며 양극화를 비롯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더불어가는 삶을 이루자"고 다짐했다.

또한 1부 예배에서 '대안적 공동체' 제하의 설교를 전한 신흥고 동문 KBS 이사장 김상근 목사는 서남동 목사와 신흥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여러분의 선배 서남동 목사는 예수의 정신을 따라 가난한 자와 노동자, 사회의 약자를 위해 살았으며, 총칼 앞에도 굴하지 않았던 선배들의 위대한 전통이 학교에 흐르고 있다"며, "권력을 가진 자와 못 가진자, 금수저와 흙수저 등의 사회 현상들을 극복할 힘이 신흥학교에 있으며, 이 시대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여러분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만들 능력이 있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한편 5.27 신흥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신흥고 학생들이 광주에서 자행되는 만행을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을 세웠으나 정보가 유출돼 학교 앞 탱크와 군 병력이 대기했다. 학생들의 희생을 우려한 교사들의 저지로 학생들은 시내 진입을 할 수 없게 되자 운동장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강당에서 시국토론을 진행했으며, 이후 3학년 이강희 이우봉 학생은 시내에서 유인물을 배포하다 1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30년이 지난 2010년 신흥고는 '5.27 민주 시위'라고 불리던 이를 '신흥 5.27 민주화 운동'이라고 부르며, 시위 주동으로 징계받았던 학생들의 징계를 무효화하고 학교 차원의 '민주화 유공자'로 삼았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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